[경제 카페]이론 뛰어넘은 ‘꽃보다 남자’ 마케팅 대박

  • 입력 2009년 2월 12일 02시 55분


패션 화장품 등 기획전 잇달아

사람 마음 움직이는게 ‘경쟁력’

요즘 여길 보고 저길 봐도 ‘꽃남’이 화제입니다. 바로 인기 TV드라마 ‘꽃보다 남자’ 때문인데요. 최근엔 유통업계에서도 너도나도 꽃보다 남자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짜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입니다.

현대홈쇼핑은 꽃보다 남자의 촬영지로 화제가 된 ‘뉴칼레도니아’로의 여행상품을 판매할 예정입니다. GS스퀘어백화점도 ‘F4(꽃보다 남자의 주인공인 ‘꽃남(미남)’ 4인방)’처럼 잘생긴 친구나 동료의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린 고객들에게 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화장품, 피부과, 패션업계는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 같은 모습입니다. ‘꽃보다 내 남자 피부’, ‘꽃보다 멋진 내 남친’ 등의 제목을 단 특별 기획전들이 연일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죠. 밸런타인데이까지 앞두고 이들 기업의 꽃남 판촉전은 더욱 뜨거워지는 분위기입니다.

사실상 꽃보다 남자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업체들도 꽃남 덕 보기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의 ‘꽃보다 쿠폰’(할인쿠폰 내려받기 행사), 테크노마트의 ‘꽃보다IT’ 이벤트들은 ‘꽃보다’라는 세 음절을 넣어 소비자들의 눈길 끌기를 시도하고 있죠. 끝이 보이지 않는 소비 불황에 시달리던 유통업계로서는 ‘구세주’를 만난 셈입니다.

무한한 경제 파생 효과를 낳고 있는 꽃보다 남자는 일본의 여성 만화가가 그린 순정만화 ‘꽃보다 남자(花より男子)’가 원작. 허무맹랑한 상황 설정에 엽기적인 에피소드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선남선녀들이 만들어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에 이미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죠. 일본, 대만 등에서 이미 드라마로 만들어진 것은 물론이고 영화, 애니메이션, 소설 등으로 제작되며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했습니다.

최근 꽃보다 남자가 낳고 있는 소비 마케팅 효과는 ‘이야기 산업’의 거대한 힘을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두꺼운 경제원서도, 안경 낀 박사님도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극심한 경기불황에 쉽고 효과적인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으니까요.

마케팅도, 이야기도 결국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때로는 난해한 마케팅 공식보다 잘 만든 이야기 하나가 진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임우선 산업부 기자 imsun@donga.com


▲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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