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편지]이기철/치매치료, 이젠 국가 나서야

  • 입력 2009년 1월 17일 02시 58분


며칠 전 밤늦게 이웃집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평소에 치매를 앓는 할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가정인데 비명 소리가 들렸다. 다음 날 속사정 얘기를 듣고 놀랐다. 할아버지가 새벽녘에 주무시다 말고 대학에 다니는 손녀딸 방문을 덜컥 열고 들어가 손녀딸이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는 얘기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딱한 사연이었다.

치매는 국가적으로 치료해줘야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재정 여건이 여의치 못해 가정이 알아서 해야 한다. 돈 있는 집에서는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병원에라도 모시며 살지만 그게 여의치 않을 경우 집에서 함께 살면서 낮에는 방문을 감옥처럼 걸어 잠그고, 밤에 가족이 있을 때만 방문의 빗장을 풀어 좀 여유를 드리는 식으로 산다고 한다.

고령화로 치매환자가 늘어날수록 가정이 짊어져야 할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치매환자를 돌보다가 부부간에 다퉈 가정이 깨져버리기도 하니 치매환자에 대한 국가적 대안이 하루속히 나와야겠다.

이기철 강원 춘천시 송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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