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 WBC 맡아야”

  • 입력 2008년 10월 21일 02시 59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를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김경문 두산 감독은 올해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하면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을 맡기 힘들다는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20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대구구장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내년 WBC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맡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왜 그래야 되는지를 기자들이 묻자 김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김 감독은 “올해 자기 팀을 우승시킨 감독은 (내년 시즌) 성적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우승을 못한 팀 감독이 대표팀을 맡게 되면 자기 팀 신경 쓰느라 대표팀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WBC가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한 달 앞두고 열리는 만큼 자기 팀 훈련과 성적까지 신경 써야 하는 감독의 처지를 고려하면 아무래도 전년도 우승팀 감독의 부담이 제일 적을 것이고 그런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해야 대표팀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김 감독은 계속해서 “내년에는 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김동주나 이혜천이 전력에서 빠질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마음 놓고 대표팀을 지휘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감독은 “2004년부터 5년째 두산을 맡고 있는데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두 번 했고 우승은 한 번도 못했다”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감독이라고는 하지만 프로팀 감독으로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산이 올해 우승한다면 당연히 WBC 대표팀 감독까지 맡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이 한국시리즈 우승과 WBC 대표팀 감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대구=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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