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李대통령 - 林의장 FTA 마지막 호흡 맞춰라

  • 입력 2008년 5월 21일 23시 01분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대국민담화를 통해 ‘쇠고기 파동’에 대해 사과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국회 처리를 촉구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바른 수습책이라고 본다. 한미 간 추가 협의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이제는 국가적 과제인 FTA에 매달려야 할 때다. 임시국회를 재소집하면 29일까지도 처리가 가능하므로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야권도 협조해야 한다.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정부가 치밀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광우병에 대한 왜곡 과장 보도와 일부 세력의 선동으로 논란이 증폭됐다고 해도 사전에 이를 예상하고 대처했어야 한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쇠고기 문제로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다. 이대로 가면 한미 FTA 발효는 어려워진다. 경제 정치 군사 모든 면에서 한미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소중한 기회를 놓친다면 선진화는 물론 나라의 미래를 어떻게 기약할 수 있겠는가.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한미 FTA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아 얼마 전까지도 지지한다고 해놓고선 왜 이제 와서 몸을 빼는가. 손 대표는 어제 경제단체장들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고서도 ‘선(先)재협상’을 이유로 거절했다. 같은 당 정의용 의원과 너무 대조적이다. 외교통상부 통상국장 출신으로 이 분야의 전문가인 정 의원은 “(추가 협의에서) 이 정도의 성과를 올렸으면 비준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했다. 손 대표에게 그런 용기와 단호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가.

손 대표가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전화 통화 문제로 신경전을 벌인 것도 볼썽사납다. 버시바우 대사가 어제 전화를 걸어 전날 청와대 회동에서 손 대표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을 두고 민주당은 ‘의전상의 결례’라며 발끈했고, 버시바우 대사는 “사적인 대화를 공개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일주일이면 17대 국회도 막을 내리는데 본질은 제쳐 두고 이런 일로 갈등만 키울 셈인가.

이 대통령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수밖에 없다. 담화 발표 후 임채정 국회의장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하니 만나서 협조를 구해야 한다. 임 의장도 FTA 비준안 직권상정을 무조건 거부할 일만은 아니다.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바쁘게 움직여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못 만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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