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경찰서에 금융사기 전화… 딱 걸린 중국인

  • 입력 2008년 5월 13일 02시 59분


경찰서인지도 모르고 금융사기 전화를 걸어 돈을 뜯어내려 한 어수룩한 중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12일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우체국 직원과 경찰관인 것처럼 속여 돈을 뜯어내려 한 중국인 리모(39)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리 씨는 9일 영도경찰서의 지능팀 강혁준(39)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우체국 직원인데 수취인이 기재돼 있지 않아 택배가 반송된 점으로 보아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경찰에 통보하겠다”고 말했다.

리 씨의 공범이 다시 강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가까운 현금인출기로 가서 자신의 지시를 따를 것을 요구했다.

그는 “보안조치를 해야 하니 불러주는 보안 번호를 누르라”고 말했다.

보안번호는 돈을 빼돌릴 이른바 ‘대포통장’의 계좌번호와 사기 금액 563만8000여 원이었다.

강 형사는 이 계좌를 바로 부정계좌로 등록했다. 부정계좌에서 돈을 인출할 경우 즉각 112 지령실과 관할 경찰서로 통보되기 때문.

10일 오후 리 씨는 경기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의 한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하려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리 씨는 올해 4월 초부터 매일 2000여만 원을 인출해 해외송금을 담당한 공범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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