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편지]양창숙/농산물값 관리, 농민 피해

  • 입력 2008년 4월 14일 02시 59분


할인마트에 갔더니 애호박과 배추를 싸게 판다는 핸드마이크 판촉 소리가 들렸다. 왜 그런지 물었더니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농수산물 20여 품목을 지정해 값을 올리지 못하게 조정해서 거기에 맞춰 가격을 내린 거라고 했다.

소비자로서 물건값이 내린 게 반가웠지만 이런 정책이 꼭 옳은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애호박이라야 1000원 안팎이면 산다. 그런데 정부가 농산물 값을 통제할 경우 유통업자는 가격을 맞추기 위해 공급단가를 내릴 수밖에 없고, 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농산물을 사올 때 가격을 지금보다 더 후려쳐야 할 것이다. 즉 가격 인하 피해가 농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공산품과 다르게 농산물 가격은 농민들이 정하는 게 아니다. 농산물 유통업체들이 좌우한다. 즉 가격 결정권을 가진 이 유통업체들이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 때문에 생산자 농민들만 힘들게 하는 것이다. 정부의 물가를 잡으려는 처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그 피해가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전가될 수도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양창숙 부산 연제구 거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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