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맥주 한 잔

  • 입력 2008년 1월 1일 02시 58분


흑 101을 본 검토실에선 감탄이 터진다. “그래, 거기가 좋네.”

검토실 기사들은 동물적 감각과 오랜 경험으로 흑 101이 지닌 파괴력을 금세 느낀다.

김승준 9단은 “백이 더는 좌하 귀에 손을 대긴 어렵겠다”며 참고1도를 그린다. 흑 1이 놓이면 백 9로 A에 두어 흑의 수를 줄일 수 없다. 백이 한 수 부족으로 모두 잡힌다.

김 9단은 “어떻게 변화해도 백이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흑 101이 그만큼 좋은 수.

그나마 백 102로 한번 젖혀 놓는 게 좌하 수습에 도움이 된다. 백 102를 생략하고 그냥 중앙을 보강하면 귀의 백이 제압당하기 때문.

흑 103으로 되젖히자 백은 좌하 귀에서 머뭇거릴 여가가 없다. 백 104, 106의 중앙 보강은 필수.

백 106을 두고 점심시간이 됐다. 대국자와 한국기원 관계자들은 이 대국의 포항 유치를 주도한 포스코 관계자들의 안내로 시청 앞 음식집에서 대구탕을 먹었다. 오후 대국 때문에 두 기사에겐 반주를 권하지 않았는데 이 9단은 답답한 속을 달래려는 듯 맥주 한 잔을 자작해 들이켰다.

백 112, 114는 흑의 공배를 메워 곧 벌어질 전투에 보탬을 주려는 뜻이다. 이어 백 118로 강력하게 끊어 도전한다. 백 118로 참고2도 백 1처럼 끊는 것은 흑 8, 10을 당해 좋지 않다. 여기서 흑의 행마가 어려워 보이는데 윤 6단은 미리 좋은 수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115…112, 116…○.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