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로부터 당첨 점수 공개를 위임받은 은행권의 발표 내용이 건설사가 자체 집계한 결과와 다르기 때문이다.
1일 금융결제원과 국민은행이 공개한 인천 남동구 논현동 ‘논현힐스테이트’의 당첨 점수대는 전용면적 85m²(25.7평) 이하는 44∼69점, 85m² 초과가 14∼74점이었다.
반면 현대건설이 발표한 당첨 점수대는 85m² 이하는 은행권 공개 내용과 똑같았지만, 85m² 초과는 9∼74점으로 커트라인이 더 낮았다.
이처럼 점수대가 다른 이유는 공개 방식이 제각각이기 때문. 은행권은 건교부의 지침에 따라 점수대를 85m² 이하와 초과로 구분한 뒤, 청약 당시 가점제 대상 물량에서 경쟁이 있었던 타입만 공개하고 있다.
은행권이 85m² 초과 아파트의 당첨 점수대가 14∼74점이라고 밝힌 건 이 아파트의 150.5m²(45평형)에서만 가점제 대상 물량을 놓고 1 대 1 이상의 경쟁률이 발생했기 때문.
현재 전용면적 85m² 이상 아파트는 전체의 절반만 가점제로 당첨자를 뽑고, 나머지는 지금처럼 추첨제로 뽑는다.
즉,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기준 85m² 초과 타입은 최소 147.2m²에서 최대 269.5m²로 6개나 됐지만, 이 중 150.5m²에서만 가점제 대상 물량에서 경쟁률이 1 대 1을 넘었고, 나머지 타입에서는 가점제 배정 물량이 미달돼 추첨제로 넘어갔다는 것.
결국 은행권이 발표한 점수대만 믿고 있으면 본인의 점수보다 턱없이 높은 아파트에 청약하거나, 하향 지원할 가능성도 생기는 셈이다.
건교부도 이 같은 점을 인정하고 있지만 청약 점수대를 모두 발표하면 아파트 간 서열화를 유도할 수 있다며 현행 방식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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