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 이사람]새롭게 한배 탄 SK 김진 감독-가드 김태술

  • 입력 2007년 9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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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SK의 신인 포인트가드 김태술(23·180cm)은 올봄 같은 포지션인 오리온스 김승현(29)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우리 감독님이 너희 팀으로 옮겨서 잘됐구나. 좋은 분이니 많이 배워라.” 김승현은 프로 입단 후 줄곧 호흡을 맞추며 자신을 키워 준 김진(46) 감독이 떠난다는 사실을 아쉬워하며 덕담을 했다. 김 감독은 김승현이 신인 때 정상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프로 최다인 6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랬던 김 감독이 이제 SK에서 새내기 김태술과 ‘승리의 꿈’을 키워 가고 있다.》

덕장과 지장의 면모를 겸비한 김 감독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금메달을 이끌었으며 오리온스에서는 김승현 중심의 빠른 공격을 지향하는 한편 후보들을 발굴해 전력을 극대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연세대 시절 최고 가드로 꼽힌 김태술은 올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뽑힌 유망주. 드리블과 패스 같은 개인기가 뛰어나며 코트를 읽는 시야가 넓다. SK 문경은은 “태술이가 들어와 볼 돌아가는 게 달라졌다”고 칭찬한다.

김 감독은 대성할 자질을 갖춘 김태술이 프로 무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공을 들여 왔다. 미소년 이미지로 소녀 팬 사이에 인기가 뜨거운 김태술은 파워가 부족하다는 주위 지적에 따라 대학 때보다 체중을 8kg 늘렸고 근력도 키웠다.

김 감독은 이번 주 미국 포틀랜드 전지훈련에서는 체격이 좋은 미국 선수들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도록 했고, 김태술이 슛을 쏠 때 오른손 검지와 중지가 너무 붙어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교정해 줬다.


촬영:김종석 기자

김태술은 13일 연습경기 때 매치업이 된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의 백업 가드 댄 디카우를 악착같이 수비하며 과감한 공격까지 해 김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김 감독과 김태술의 가세로 SK는 최근 5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데 따른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모처럼 활력이 넘친다. 외유내강 스타일인 김 감독은 끈끈한 수비와 함께 조직적인 속공 위주로 팀 컬러를 변모시키며 선수들을 하나로 묶고 있다. “설사 실수를 하더라도 감독님이 윽박지르거나 주눅 들게 하지 않고 알아듣게 설명해 줘 이해하기가 쉽다”는 게 SK 선수들의 한결 같은 얘기. 매일 오전, 오후, 심야에 걸쳐 세 차례 실시되는 훈련은 오후 10시 가까이 돼서야 끝나기 일쑤지만 선수들의 입에선 늘 “파이팅, 디펜스” 같은 함성이 끊이지 않는다.

속공이 일품인 김승현과 수비가 좋은 양동근 등 선배들의 플레이가 담긴 CD를 자주 보며 연구한다는 김태술은 “감독님과 함께 최하 4강, 최고 우승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포틀랜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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