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다시 보는 국수전 명승부…38세 아줌마 국수 탄생

  • 입력 2007년 6월 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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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9단이 한국 바둑 역사를 고쳐 썼다.” “1000년 이상 남성의 독무대였던 바둑계에서 루이가 세계 초일류 고수를 꺾고 화려하게 등장했다.” 중국 언론들은 루이 9단의 국수 등극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중국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중국 팬들의 목소리도 높았다. 중국 바둑계의 눈 밖에 나 10년 전 쫓겨나다시피 조국을 떠났던 루이 9단으로선 만감이 교차했으리라. “바둑을 둘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 집이다.” 바둑이 조국이자 종교인 루이-장주주 부부에게 한국은 ‘은혜의 땅’이었다.

좌변 백◎ 여섯 점이 잡혀서는 형세가 기울어졌다. 하지만 조 9단의 흔들기는 정평이 나 있다. 백 136이 의외의 강타였다. 루이 9단은 이 수를 당하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한다. 우상변의 공방이 생각보다 복잡해졌다. 다행히 흑 137에 붙이는 맥점을 찾았고 145까지 수습할 수 있었다.

결국 초읽기에 몰려 황급히 둔 백 150이 마지막 패착이 되었다. 참고도 백 1, 3으로 패로 버티는 강수가 있었다. 패의 대가로 우하귀(○)를 손에 넣었다면 알 수 없는 승부였다. 흑 155까지 백○까지 잡혔다. 남녀 오픈기전에서 여성기사가 타이틀을 따는 미증유의 순간이었다. (5…○, 8…2)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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