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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4월 30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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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 특별전형은 ‘역차별’ 논란을 낳았다. 1972년 앨런 바키라는 백인 엔지니어는 11개 메디컬스쿨에 입학원서를 냈지만 성적이 괜찮았는데도 전부 탈락했다. 그는 소수 민족 할당제 때문이라며 캘리포니아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소수자 우대제는 찬성, 할당제는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미국 대학들은 동문 자녀에게 혜택을 주는 기여입학제를 정착시켰다. 이 제도가 미국인의 신뢰를 받는 것은 이처럼 다양성과 균형의 원칙이 함께 지켜지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2005학년도 입시부터 국내 처음으로 지역균형선발전형을 실시했다. 2006학년도 신입생의 지난 1년간 학업성취도를 분석한 결과 특기자 입학생과 지역균형선발 입학생이 일반 정시모집 입학생보다 성적이 좋았다. 역차별 시비도 있었지만 결과는 긍정적이다. 지역균형선발 입학생의 학점이 높은 것은 고교 시절 뛰어난 내신 성적이 입증한 ‘스스로 공부하는 힘’이 대학에서도 발휘된 때문일 것이다.
▷지역균형선발제가 도입되면서 서울대에 처음 합격자를 낸 시골 학교들이 속출했다. 이 제도 때문에 지방으로 이사 가는 사람까지 생겨났다. 서울대가 지역균형선발제를 도입한 목적은 사(私)교육 인프라가 취약한 시골 수재(秀才)들에게도 입학 문호를 넓혀 다양한 배경의 인재를 기르려는 데 있다. 진정으로 지방 학생을 위하는 길은 ‘3불(不) 정책’ 같은 입시 규제가 아니라 이처럼 다양한 입시정책이다. 사회적 약자(弱者)를 배려하는 이런 전형이 사립대로까지 확대되면 기여입학제에 대한 반대 여론도 수그러들 것이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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