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이기홍]Leave no man behind

  • 입력 2007년 4월 1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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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북한이 미군 유해를 돌려주기로 한 것은 미북 관계 개선을 위한 위대한 신호다.” 평양을 방문 중인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주 지사 일행의 말. 그는 11일 6·25전쟁 때 실종된 미군 유해 6구를 인수한 뒤 판문점을 통해 서울로 온다.

북한이 2·13합의의 1단계 이행 시한을 지키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방북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미 행정부 관계자는 “시기가 좋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북한이 유해 송환을 제의했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유해 송환은 그 어떤 논란보다도 우선시되는 명제”라는 설명과 함께.

#2002년 3월 6일=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미 해군 특수부대 헬기에서 한 병사가 떨어졌다. 탈레반의 수중에 들어간 시신을 되찾기 위해 12시간이 넘게 전투를 벌인 끝에 미군은 시신을 되찾았다. 이 작전으로 미군 6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했다.

#2001년 9월 말=“CSAR는 진전이 없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연일 국가안보회의(NSC)에서 CSAR 진전 상황을 챙겼다. CSAR는 ‘수색 및 구조 전투(combat search & rescue)’를 뜻하는 군사용어. 적진에 떨어진 조종사나 부상자를 구조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항공모함 이동 배치를 완료하는 등 공격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지만 “미군 전투기가 적진에 추락할 경우 구조대를 보낼 전진기지가 구축될 때까지 작전 개시를 늦춰야 한다”는 국방부 실무진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리브 노 맨 비하인드’(Leave no man behind·한 명의 병사도 적진에 버려두지 않는다!)=미군 유해 발굴을 담당하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담당 합동사령부(JPAC)’는 10일 1944년 파푸아뉴기니에서 실종된 미군 10명의 유해를 찾아 가족들에게 돌려줬다는 내용의 짧은 성명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부대 휘장 옆에 큼지막하게 적힌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Until They Are Home(그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이기홍 워싱턴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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