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후재앙, 인류적 경각심 필요하다

  • 입력 2007년 2월 2일 2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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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환경에 관한 유엔 최고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이 어제 인류 역사상 가장 암울한 전망이 담긴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1.8∼6.4도, 해수면은 18∼59cm 상승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태평양의 섬나라, 방글라데시, 네덜란드 등 저지대 국가들은 침수 위기를 맞는다. 아시아에서만 1억 명 이상이 식량난을 겪고, 세계 인구 절반이 물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다.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다. 보고서는 “지난 반세기 기온 상승에는 인간의 책임이 90% 이상”이라고 명시했다. 2001년 발표한 3차 보고서에서 예측한 66%보다 크게 높아졌다. 충격적인 사실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 상태로 동결된다 해도 앞으로 1000년 동안 해수면은 계속 상승하며 원상태로의 복귀는 불가능하다는 대목이다.

지구온난화란 지구가 골고루 더워지는 것이 아니라 혹독한 추위와 극심한 더위가 공존하며 발생하는 기상재난을 의미한다. 이번 겨울 지구촌의 이상난동과 급격한 한파로 인한 여러 피해 상황을 우리는 목격했다. 유례없는 긴 장마를 겪었던 지난 여름과 100년 만에 세 번째로 따뜻한 겨울을 맞고 있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폐막된 다보스포럼도 “기후변화로 앞으로 10년간 최대 2500억 달러의 경제 손실이 예상되고 세계경제는 매년 GDP 가운데 5%를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

IPCC보고서는 기후변화 현상에 대한 과학자들의 ‘응답’에 불과하다. 진짜 문제는 기상재난과 물 부족, 환경난민 이주 등이 불러올 국제적 긴장과 패권의 변화다. “세계 3차대전은 물 때문에 발생할 것”이라고 미래학자들은 예고한다.

이처럼 상황을 악화시킨 데 대해 1차적으로 교토의정서 서명을 거부한 미국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도 남 탓만 할 만큼 한가하지는 않다. IPCC 보고서를 계기로 세계는 교토의정서보다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감축 의무가 없는 우리에게도 강력한 압력이 가해질 것이다. 지구에 발을 딛고 사는 인류로서 인간이 초래한 재난에 책임을 느끼는 자세로 문제에 대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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