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입사 성공기]삼성에버랜드 서비스 강사 최설희 씨

  • 입력 2006년 12월 2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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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성신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에버랜드 서비스아카데미 서비스 강사로 입사한 최설희(24) 씨는 신입사원 채용 면접에서 면접관들의 화제를 모았다.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뒤로 빗어 넘긴 채 꼿꼿하게 서서 마치 군인을 연상시키듯 ‘∼다, ∼나, ∼까’라는 말투로 또박또박 대답한 것이 관심을 끈 이유다. 면접관이 “별명이 뭐냐”고 묻자, 그는 “제 별명은 달덩이입니다. 얼굴을 보면 달이 뜬 것 같지 않습니까”라며 거침없이 말했다.

최 씨는 “대학 3학년 겨울방학 때 학교 취업특강에서 ‘서비스 강사 교육과정’을 우연히 듣고 ‘나의 길’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남들 앞에 나서서 말하기 좋아하는 제 성격과 딱 맞더라고요. 요즘 고객 서비스가 중요해지면서 서비스 강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전문직으로도 적당하다 싶었습니다.”

이후 서비스, 마케팅 관련 수업을 골라 들으면서 이론적인 지식을 쌓고 백화점, 놀이공원에서 판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현장 경험을 익혔다.

대학 취업정보센터를 통해 서비스 강사를 하고 있는 선배를 소개받아 정보를 모았다. 서비스 강사는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헤어·메이크업 전문 강사에게 두 달 동안 개인 교습도 받았다.

대학 4학년 여름방학 때 첫 번째 기회가 왔다. 삼성에버랜드 서비스 아카데미의 인턴사원 모집에 지원했다. 그러나 최종 면접에서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후에 ‘오버’했다는 평가를 들었어요. 너무 많은 준비를 한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웠다는 거죠.”

최 씨는 “인턴 시험에서 떨어진 경험이 실제 채용과정에서 단점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에버랜드 채용과정은 삼성그룹직무적성검사(SSAT)와 영어토론, 일반토론, 직무 관련 프레젠테이션, 인성면접 등 그룹 공채와 같은 방식으로 이뤄진다. 최 씨는 SSAT 시험과 관련해 “시중에 나와 있는 문제집을 풀어본 것으로 충분했다”고 말했다.

SSAT에 합격한 뒤에는 인터넷에서 에버랜드 시험 준비반을 만들어 토론 및 면접시험에 대비했다. 다른 대학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관련 정보까지 샅샅이 뒤졌다.

프레젠테이션 시험 주제는 ‘테마파크 서비스 품질 하락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라’였다.

최 씨는 “일반 사원 가운데 ‘서비스 에인절(천사)’을 뽑아 후배 교육을 맡기자”고 답했다. 정형화된 교육에서 벗어나자는 것.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답변으로 최 씨는 2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비스 강사로 선발됐다.

꿈을 이룬 최 씨가 서비스 강사로 일하면서 배운 것은 “마음을 움직이는 서비스가 가장 좋은 서비스”라는 진리. 최 씨는 앞으로 서비스 강사를 넘어 기업의 고객만족 활동 전반을 분석·진단하는 ‘서비스 컨설턴트’가 되고 싶은 희망도 가지고 있다.

인사담당자의 말…‘대학생 맞나’ 싶게 완벽 준비된 모습

1차 면접 때 최설희 씨를 처음 봤는데 “대학생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준비된 모습을 보였다. 정갈하게 머리를 빗어 넘기고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 입은 단정한 겉모습뿐 아니라 직무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 최 씨는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직무에 대한 전문성, 설득력 있는 발표태도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집단토론에서는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밝혀 주목받았고, 임원 면접에서도 회사와 직무에 대한 열의가 돋보였다.

글=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사진=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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