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AI 수난’ 독수리의 역습

  • 입력 2006년 12월 23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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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기업들의 후원이 감소하면서 먹이 공급이 줄자 독수리들이 양계장을 습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22일 경기 파주시 등에 따르면 21일 100여 마리의 독수리가 파주시 파평면에 위치한 한 양계장을 습격해 닭장 위에 설치된 환기통 18개를 망가뜨렸다.

양계장 주인 K 씨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독수리들이 닭장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부리와 발톱으로 양계장 지붕 위에 설치된 환기통을 부수고 있는 광경을 보고 독수리를 쫓아내기 위해 빗자루를 휘두르고 고함을 쳤지만 독수리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5m 높이의 지붕에 올라가서야 겨우 독수리들을 날려 보낼 수 있었지만 한동안 주위를 맴돌던 독수리들은 이내 양계장 지붕에 다시 자리를 잡았다.

K 씨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독수리들이 양계장 지붕 위에 앉아 있다”면서 “10여 년 동안 양계장을 운영했지만 독수리들의 습격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김성만 회장은 “AI로 인해 기업들의 후원이 50%가량 줄었을 뿐만 아니라 AI로 닭보다 가격이 비싼 돼지나 쇠고기를 독수리 먹이로 주다 보니 지난해에 비해 먹이를 주는 횟수와 양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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