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진영]참조기 풍어, 새끼보호부터

  • 입력 2006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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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을이면 서남해역에 참조기가 돌아와 어장이 형성된다. 올해는 서해 남부해역과 동중국해 북부해역에서 참조기가 평년보다 많이 잡혀 어업인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그러나 알을 낳기에는 어린 참조기가 대부분이고 성어(成魚)의 비율은 매우 낮아서, 내년에 알을 낳아 번식할 수 있는 참조기 자원이 줄어들지 않을까 염려된다.

참조기는 1960, 70년대에 연평도와 흑산도에서 연간 5만여 t이 잡혀 지역경제를 살리는 파시가 열리기도 했다. 1980년대 들면서 참조기 자원이 격감해 최근에는 연간 생산량이 1만여 t에 불과하다. 위판장에 가면 태어난 지 1, 2년에 불과한 어린 물고기가 대부분이다. 알을 낳을 수 있는 성어가 적다는 건 재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뜻한다.

연령 구조가 안정돼야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듯이 바다에 사는 생물자원도 알, 치어, 유어, 미성어 등 어린 물고기와 1년생, 2년생, 3년생 등 큰 물고기가 피라미드식 군집을 이뤄야 지속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오래 산 물고기는 더 많이, 더 큰 알을 낳기 때문에 부화율이 높고 치어가 생존하는 데도 매우 유리함을 생각하면 안정적인 연령 구조가 더욱 중요하다.

대부분의 바다 생물은 많은 알을 낳아 번식력이 높은 반면 잦은 해양 환경의 변동에 따라 어렸을 때 많이 죽는다. 일시적인 서식 환경의 호조로 많은 치어가 살아남았을 때에는 자원이 많아지고, 이를 지속적으로 보호하면 장기적인 자원 회복으로 이어진다.

참조기도 해양 생물 특유의 높은 번식력 덕분에 1990년대 이후 소형어가 꾸준하게 잡히고 있다. 이들 소형어가 다음 해에 어미가 돼서 산란을 하면 자원이 더욱 많아지므로 적절히 관리하면 더 큰 참조기를 잡을 수 있다. 참조기를 계속 잡을 수 있도록 어린 참조기 자원을 적극 보호하고, 어미들은 나중을 위해 알을 낳을 수 있는 산란군을 남겨 두고 어획해야 한다.

또 국내 연안에 참조기와 같은 회유성 어종이 머물고, 과거와 같은 큰 산란장이 생기도록 해양 환경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

김진영 국립수산과학원 자원관리조성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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