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3월 24일 03시 0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특히 서울의 강남과 경기 성남시 분당의 경우 주택공시가격이 최고 46% 급등해 이 지역의 보유세 부담이 최고 3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된 주택가격은 아직 최종적인 것은 아니며 3월 17일부터 4월 6일까지 주택소유자의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4월 28일 최종 확정된다.
그러나 공시된 주택가격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이에 대해 이의를 신청하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대부분의 납세자들은 재산세가 부과되는 7월 중순에 가서야 인상된 재산세 고지서를 받아보고는 비로소 공시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대법원도 과거 이 문제와 관련해 “주택가격을 늘 주시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장차 어떠한 과세 처분 등 구체적인 불이익이 나타났을 때 비로소 권리 구제의 길을 찾는 것이 우리 국민의 권리의식이다”라고 말했다.
보유세 드라마는 이것으로 모두 종료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에 처음 부과된 종합부동산세는 일부의 납세 대상자이기는 하지만 올해 12월 중순 사람별로 과세하던 방식을 가구별 합산 방식으로 바꾸고 그 상한도 9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조정되어 다시 한번 납세자의 손에 전달된다. 지난해 말 개정된 법에 따라 종합부동산세는 올해부터 연차적으로 2008년까지 시가의 90%를 반영한다.
이와 같이 부동산에 대한 보유과세 부담이 느는 이유는 정부가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보유과세의 부담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뛰는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 목표도 국민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 때에만 정당성과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 청년 실업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40, 50대 가장들의 고용 불안도 여전하며 가계 소비는 아직도 동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뛰는 세금 부담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보유세 인상은 우선 부자들에게 타격을 주겠지만 결국 이것이 주택가격과 전세금에 전가되어 서민과 무주택자들이 그 부담의 상당 부분을 안게 된다. 일부에서는 정부 정책이 국민의 눈치를 살피기 때문에 주택공시가격은 겨우 시세의 60∼70%만 반영할 뿐이어서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미온적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행정이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행정이라면 이를 어찌 국민주권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겠는가.
또한 자치단체가 재산세 인하를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합법적인 권한 행사이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이를 통제하고 불이익을 가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정부는 공평 과세를 외치기 이전에 과도한 세금 때문에 납세자의 고통과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김성수 한양대 교수·법학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