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3·1절 골프’ 옹호 헛발질

  • 입력 2006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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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 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에 대해 보인 대응은 ‘민심’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이 총리의 부적절한 골프 동반자 등에 대한 사태 파악도 하지 못하고 이 총리를 두둔했다가 뒤늦게 책망하는 등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 총리의 3·1절 골프가 처음 알려진 2일 오후 이례적으로 야4당이 한목소리로 이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여당은 공식 논평조차 내지 않았다.

3일 오전에야 정동영(鄭東泳) 열린우리당 의장이 회의석상에서 “공직자와 정치인이 모두 자숙해야 할 시기”라며 우회적으로 이 총리의 근신을 당부했고 안민석(安敏錫) 의원 등도 개인 자격으로 성명을 내 ‘골프 좀 제발 그만 치시라’며 이 총리를 비판했다.

하지만 오후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한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3·1절에 등산을 하면 아무도 시비 안하는데 왜 골프를 치면 반드시 문제가 되나. 우리 사회는 너무 외형적이고 형식적인 것에 치우쳐 사물을 판단한다”며 이 총리를 옹호했다.

심지어 4일 오전 본보 보도로 이 총리의 골프 동반자 중에 여권에 불법 정치자금을 댄 기업인들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열린우리당은 오히려 이 총리를 두둔했다.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총리가 앞으로 처신을 적절하게 하면 될 문제다. 만약 이런 일로 공직자를 사퇴시켜야 한다면 국정이 제대로 운영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염동연(廉東淵) 사무총장은 “3·1절 골프가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아는 이 총리는 골프를 치며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고 유일한 낙이 골프다. 골프마저 못하게 하면 그가 어떻게 국정을 꾸려 나가겠는가”라고 이 총리를 적극 옹호했다.

서영교(徐瑛敎) 부대변인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언론과 야당이) 과도하게 총리의 사생활을 캐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상공인 및 행정 관료와 골프를 쳤다기보다는 만남을 통해 업무의 연장으로 민심을 살핀 것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5일 오전 이 총리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실상 사의를 표명했을 때도 열린우리당은 이에 대한 명쾌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정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리 책임론을 인정하면서도 “솔직히 야당이 정치 공세를 벌인 측면이 있다”는 사족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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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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