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민노당 왜이러나" 분노 폭발, 민노당 "우리도 미쳐"

  • 입력 2005년 12월 7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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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기증 여성을 ‘일본군 성노예’(정신대)에 비유한 민주노동당원 칼럼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누리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노현기 민노당 부평구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6일 인터넷 매일노동뉴스에 ‘황우석 신드롬 이면의 파시즘’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조선의 소녀들에게 ‘군대 성노예’로 나갈 것을 선동했던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 노천명과 (난자 기증을 위해) 딸의 손을 잡고 나온 어미가 동일인으로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 노현기 씨의 ‘황우석 신드롬 이면의 파시즘’ 전문 보기

그는 또 “교수님의 연구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며 딸의 손까지 부여잡고 난자기증 행렬에 나타난 어미의 무지를 뭐라고 탓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 칼럼이 7일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비난이 쏟아지자 매일노동뉴스는 급하게 칼럼을 삭제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민노당 홈페이지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서 민노당을 강하게 성토했다.

민노당 홈페이지에는 6일과 7일 1600여 건의 비난 글이 도배됐고, 인천시당 사무실에는 “민노당의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항의 전화가 하루종일 쏟아져 업무가 마비됐다.

ID ‘장동훈’은 “어떻게 자발적인 난자기증 여성들과 일제시대 억울하게 강제로 끌려간 우리 할머님들이 같다고 생각하냐. 노 씨의 국적이 의심된다”며 “노 씨는 어떻게 해야 적절하게 비유를 하는 건지 초등학교 국어부터 다시 배우라”고 말했다.

‘변권수’는 “난치병 환자와 그 가족들이 절망 속에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자발적으로 난자를 기증하는 것”이라며 “한 개인의 발언이라도 용서할 수 없는데 어떻게 우리 사회의 지도층에서 이런 망언이 나올 수 있냐”고 비난했다.

민노당 당원들 역시 “전국 6만 당원들은 노 씨의 생각 없고 어리석은 발언에 분개하고 있다”며 “멍청한 발언을 한 노 씨는 공식 사과하고 탈당하라”고 비판했다.

민노당 부평구위원회의 한 당원은 당원게시판에 “정말 미쳐버릴 것 같다”며 “다가올 선거를 준비하느라고 정신이 없는데 대책 없는 한 사람의 말도 안 되는 소리 때문에 당의 앞날은 되돌아 올수 없는 길로 가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ID ‘Hippie80’도 “당신과 같은 당에 적을 두고 있다는 게 슬프기 짝이 없다. 너무 화가 나서 치가 떨린다”며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라고 해서 함부로 비하하지 말라. 황 교수팀에 난자기증을 약속한 여성들은 당신보다 더 용감한 분들이다. 난자기증을 약속한 모든 여성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은 “현재 중앙당 차원의 공식 입장은 없다. 지역 당직자가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것 같다”며 “이번 일로 일해 상처 받은 분들에게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민노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굉장히 속상하고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노 씨의 기고문은 민노당의 공식적인 입장과 견해가 절대로 아니다. 그 분이 개인적으로 쓴 글”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오늘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지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관련 책임자들을 소집해서 논의를 하고 있다. 민주적인 절차를 걸쳐서 이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매일노동뉴스 관계자는 “6일 저녁 5시경에 노 씨의 글이 삭제됐다. 하지만 그 배경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입을 닫았다.

한편 민노당은 그동안 국회에서 황 교수 연구난자에 의혹을 제기 왔으며 MBC ‘PD수첩’ 보도에 대해서도 일부 당직자가 지지 입장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MBC의 협박취재 과정이 밝혀진 이후에는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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