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이성원 “샅바만 맬 수 있으면 행복하다”

  • 입력 2005년 10월 2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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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씨름 일본대회 태백 금강 통합 장사에 오른 이성원이 황소 트로피를 오른손에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씨름연맹
2005 씨름 일본대회 태백 금강 통합 장사에 오른 이성원이 황소 트로피를 오른손에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씨름연맹
“믿을지 모르겠네요. 아내에게 우승했다고 전화하면….” 2005 씨름 일본대회 태백 금강 통합(90kg 이하) 장사에 오른 ‘풍운아’ 이성원(29·구미시체육회)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성원은 22일 일본 도쿄 고쿠기칸(國技館)에서 열린 결승에서 김유황(24·현대삼호중공업)을 꺾고 포효했다.

‘안다리 걸기의 달인’ 이성원은 파란만장한 씨름 인생을 걸어왔다. ‘모래판의 재간둥이’라 불릴 만큼 기술 씨름에 능했지만 177cm의 작은 체구로 정상에 오르기는 쉽지 않았다. 2003년 금강급(80∼90kg)이 부활되기 전 한라급(90∼105kg)에서 활동했으나 자신보다 크고 무거운 선수들에게 번번이 밀렸고 2000년 한 해에는 김용대(29·현대삼호중공업) 등에게 밀려 4회 연속 준우승에 그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2차례 금강 장사에 오르며 전성기를 맞는 듯했으나 소속 팀이었던 LG씨름단이 지난해 12월 해체된 뒤 다시 어려움에 처했다. 이성원은 새 팀이 창단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혼자 체력을 관리했다.

그러던 중 7월 구미시체육회에 입단하며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우승 후 눈시울을 붉힌 그는 “현재 씨름이 침체기를 맞고 있지만 앞으로는 씨름계가 활성화돼 전 세계를 돌면서 씨름을 알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23일 벌어진 한라 백두 통합(90.1kg 이상) 장사전에서는 하상록(26·현대삼호중공업)이 팀 후배 박영배(23)를 2-1로 제치고 생애 첫 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도쿄=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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