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자들은 “안전운항을 위해 최소한의 근로기본권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이 파업이 공감을 얻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블랙박스 기록 열람 제한’ ‘기장(機長) 허락만으로 조종실 탑승 허용’ 등이 안전운항을 위한 것인가.
회사 측이 비행 데이터가 담긴 블랙박스를 통해 조종사의 운항패턴을 분석하는 것은 사고예방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9·11테러 이후 전 세계 항공사들이 조종실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마당에, 아시아나항공만 거꾸로 간다면 안전 경쟁력은 떨어질 것이다. 그런 항공기를 불안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연간 1000시간의 운항시간에 다른 항공기 운항을 위해 움직이는 ‘이동시간’을 포함시키라는 요구도 억지다. 대한항공만 4년 전 파업사태 때 ‘잘못’ 수용했을 뿐 항공법에도 그런 조항은 없다. 같은 회사 직원들이 “안전을 해치는 것은 운항시간이 아니라 무리한 골프”라며 ‘고(高)임금 조종사님들’의 파업을 비웃을 만하다.
지금 국민은 대체 인력이 부족한 ‘독점적 기능’을 무기로 집단이기주의를 관철하려는 행태에 공분(公憤)을 느끼고 있다. 전 세계 승객들이 아시아나항공을 외면하기 전에 조종사들은 산에서 내려와 하늘로 가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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