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 변명문? 중앙일보 사설 논란

  • 입력 2005년 7월 25일 1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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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25일 ‘X파일’ 파문과 관련해 ‘다시 한번 뼈를 깎는 자기반성을 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1면 사설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사설 내용을 문제 삼으며 “사과문인지 변명문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다. 그동안 침묵했던 태도도 이해 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국민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뼈를 깎는 반성을 다짐한다”면서도 “대선에서 승리한 김대중 정권의 압박 때문에 홍석현 전 회장이 탈세혐의로 구속돼 감옥까지 갔는데, 일사부재리 원칙이 있듯이 대가는 이미 치렀다고 보아줄 수 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X파일 내용이 마치 ‘지금의 중앙일보’의 모습인 것처럼 폄하하는 일부의 움직임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면서 “중앙일보를 의도적으로 매도하고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기도에 대해서 결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설을 읽은 많은 누리꾼들은 “과거의 잣대로 지금의 중앙을 보지 말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느냐”며 “사건 직후 온 나라가 시끄럽고 온 언론이 보도 할 때 중앙일보는 어디서 뭘 했느냐”고 질타했다.

‘ahnwon(안상원)’는 “사과를 하려면 제대로 하라. 참 언론이 되기 위해 진정 반성하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면서 “사과문은 균형감각을 잃고 비틀거리는 모습이며 제목과 내용은 완전히 상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solar9719(송승희)’도 “국민이 원하는 것은 변명이 아니라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라며 “방송과 신문에서 보도할 때 침묵하다가 이제서 하는 말이 기껏 이 정도냐”고 성토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다른 언론의 잘못을 지적하는 ‘물귀신 행태’를 꼬집거나, 구체적인 정·언유착의 근절 방안을 내놓으라고 주문했다.

‘garnak’은 “대국민사과라는 사설이 무슨 초등학생 반성문에서 나오는 ‘다른 애들도 그랬는데 왜 나만 가지고 그래’라는 식이라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너나(중앙일보) 잘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sunglass’는 “어쨌든 사과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권력에 휩쓸리지 않고 투명성을 유지할 계획인지 밝히라”면서 “결국 말로만 그칠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중앙일보 사설 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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