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쇼크]金일병, 내성적이고 컴퓨터 게임 즐겨

  • 입력 2005년 6월 21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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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이고 컴퓨터 게임을 무척 좋아했다.”

20일 육군 합동조사단에 따르면 김동민 일병은 소심한 성격으로 좀처럼 다른 사람에게 속내를 털어놓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육군 합조단 관계자는 “조사에서 김 일병은 입대 전 몸이 허약해 전문대를 중퇴했는데 그때도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며 “이런 점에 비춰 김 일병이 작은 질책에도 큰 상처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성격 때문에 김 일병은 휴가나 외박을 나가서도 주로 컴퓨터 게임에 몰두했고 최전방 감시소초(GP)에 투입돼서도 초등 및 중학교 동창인 천모 일병에게만 몇 차례 불만을 표출했을 뿐 다른 동료들과는 의사소통이 단절된 상태였다.

강원 삼척시 출신인 김 일병은 초등학교 3학년 때 경기 부천시로 이사가 고등학교까지 마친 뒤 경기 Y 전문대 1학년에 재학하다 지난해 12월 자퇴한 뒤 입대했다.

김 일병은 입대 전 중학교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아버지와 전자업체에 다니는 어머니, 그리고 누나 1명과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입대 전부터 김 일병을 알고 지내 온 주변 사람들은 조용한 성격의 김 일병이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또 김 일병의 가족들에 따르면 올해 4월 휴가를 나왔을 때 힘들지 않느냐는 주위의 걱정에 “군대생활이 다 그런 게 아니냐. 잘 지낸다”고 말했다는 것. 그래서 가족들은 김 일병이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김 일병은 오래전부터 인터넷에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프로다’라는 제목으로 미니홈페이지를 개설해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려움을 극복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사건 직전 ‘인생은 苦苦苦’, ‘슬픔’이란 제목의 짧은 글들을 남겨 군 생활의 고민을 암시하기도 했다.

사건 당시 김 일병은 대담하고 잔혹했다. 내무반에 들어가 평소 자신을 괴롭힌 이모 상병의 얼굴을 향해 수류탄 1발을 던진 뒤 훔친 K-1 소총을 ‘연발’로 놓고 무차별 난사했다. 그는 취사장에 가선 다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조정웅 상병을 ‘확인 사살’까지 하는 냉혹함도 보였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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