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2사단, 왜 독자적 早期 개편하나

  • 입력 2005년 3월 7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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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2사단을 미래형 사단급부대(UEx)로 전환하는 작업이 당초 예정보다 2년 정도 이른 올여름 완료된다고 미군 성조지가 보도했다. “UEx는 확대된 전장과 원거리에서 작전이 가능하다”고 2사단장이 밝혔다는 대목이 특히 주목된다. 이는 지금까지 대북(對北) 억지력의 중심 전력(戰力) 역할을 해온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먼저 2사단의 조기 개편이 한국과 사전협의 없이 미국 단독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한미 양국은 올해부터 주한미군의 지역적 역할 확대를 뜻하는 ‘전략적 유연성’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2사단 조기 개편의 배경에는 ‘전략적 유연성’ 확보에 대한 미국의 단호한 의지를 미리 밝혀 놓겠다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한국 입장에서 주한미군의 지역적 역할 확대는 쉽사리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대북 억지력에 부정적 영향이 없어야 함은 물론 주변국과의 관계도 두루 고려해야 한다. 미국이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다간 양국관계에 긴장을 부르고, 자칫하면 한미동맹의 성격 변화까지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미군 감축과 기지 이전 등 양국 간에 합의된 군사 현안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할 상황에서 미국의 일방적 행동은 불필요한 부작용을 부를 소지가 있다.

한미 양국은 시간을 두고 좀 더 신중하게 협의해야 한다. 미국의 움직임에 따라 ‘협력적 자주국방’의 로드맵 자체가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 시점에서 한반도 안보에 더 긴요한 것은 ‘자주’보다 ‘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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