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윤평중 사회평론집-이성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 입력 2004년 11월 26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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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평중 사회평론집-이성만이 우리를 구원한다/윤평중 지음/312쪽 1만3000원 생각의 나무

“참여민주주의를 정당성의 근원으로 삼았던 참여정부가 직면한 최악의 위기는 바로 그 참여를 공공연히 무시하는 데서 온다. 합리적 비판에 대해서조차 감정적 적의로 맞받아치는 곳에 정치적 이성과 성숙한 민주주의가 설 자리는 없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자유주의적 이성을 신봉한다. 그것은 자유주의는 회의를 통해 성장하며 진리의 빛깔은 흑이나 백이 아닌 회색일 것이라는 믿음이다. ‘당대비평’의 편집위원이기도 한 그가 1999∼2004년 5년간 각종 언론매체에 쓴 칼럼들을 모은 이 책에는 한국의 좌우 진영에서 큰 목소리로 외치는 명분과 현실의 괴리를 갈파한다.

그는 참여정부 출범 당시의 흥분과 열광이 불과 2년도 되지 않아 실망과 환멸로 바뀐 과정을 따라가며 그 민주주의적 성과는 인정하면서도 자유주의적 원칙의 상실을 비판한다. 또 참여정부의 과거사 규명 시도는 정치권력의 책략과 대중의 감정적 격발에 기댄 ‘르상티망(원한과 증오)의 정치’라고 고발한다.

반면 보수 기득권층에 대해선 독립적 시민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존중으로 출발한 자유민주주의를 시민에 대한 통제와 관리의 도구로 왜곡해 악용한 결과, 합리성을 상실했다고 지적한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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