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연기금 공공사업 투입 위험하다

  • 입력 2004년 8월 19일 1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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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교육 및 복지시설 건립과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갖가지 필요성을 들어 국책사업을 늘리다보니 돈 쓸 곳은 급증하고, 국민의 세금부담 능력 한계 때문에 재정 세입(歲入)으로는 이를 다 메울 수 없으니 급한 대로 연기금의 여윳돈까지 활용하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자칫하면 연기금과 재정의 동반 부실을 재촉할 우려가 높다.

정부는 연기금이 공공사업에서 시장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재정에서 메워주겠다고 하는데, 그 보전 규모가 커지면 재정이 더욱 압박받거나 재정구조가 왜곡돼 결국 국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 정부가 적정수익률을 보장하면 연기금 운용의 방만성과 비효율성이 더욱 심해질 소지가 크다.

연기금은 우리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등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안전장치다. 따라서 수익성 효율성 안정성을 해칠 소지가 있는 연기금 활용방안을 함부로 추가해서는 안 된다. 정부여당은 재정 부족을 탓하기에 앞서 정치적 목적까지 개입된 국책사업 확대를 엄격하게 자제하고, 지출의 우선순위를 조정해 재정정책의 효과를 높이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연기금의 보험료율 및 지급률 조정 문제와 주식투자 등 연기금의 투자다변화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눈앞의 정치논리를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기금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며,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장치를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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