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명환 7연승 위력투…롯데전 7이닝 무실점

  • 입력 2004년 7월 30일 0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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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리 늦지?”

29일 잠실야구장. 두산 선발 박명환은 롯데와의 홈경기 시작 직전까지 본부 관중석 정문 앞에서 누군가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12월 결혼 예정인 약혼녀 이호주씨. 애탄 기다림 끝에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그녀의 손에는 뜻밖에도 꽁꽁 얼린 양배추가 들려 있었다.

이날은 오후 8시 기온이 섭씨 29.8도에 습도 60%, 불쾌지수 80%를 기록했을 정도로 짜증 더위가 계속된 날씨.

허운 주심이 롯데의 7회초 공격 때 탈수와 마비 증세를 일으켜 강광회 2루심으로 교체되고 대기심 전일수씨가 2루를 맡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약혼녀의 정성 때문이었을까. 냉 양배추를 한 꺼풀 벗겨 모자 속에 넣고 마운드에 오른 박명환은 무더위에 지친 롯데의 풀 죽은 방망이를 상대로 국내 1인자다운 위용을 마음껏 뽐냈다.

7회 1사후 물러날 때까지 탈삼진 5개를 곁들이며 4안타 1볼넷 무실점의 역투. 이닝 교체 때마다 새로 벗긴 양배추로 머리를 덮은 박명환은 “더위엔 이게 최고다. 체온이 최소 2도는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며 너스레.

선두 두산은 팽팽한 투수전 속에 1회말 선두 전상열의 볼넷, 장원진의 좌중간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최경환의 2루 앞 내야안타로 올린 1점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승리.

이로써 박명환은 평균자책을 2.71에서 2.56으로 더욱 끌어내렸고 탈삼진은 120개로 선두를 굳게 유지. 또 최근 7연승을 질주하며 팀 동료 레스, 삼성 배영수에 이어 3번째로 10승 고지에 올랐다. 승률은 0.909(10승1패)로 배영수와 함께 5승 이상 투수 중에선 역시 선두.

광주에선 2위 현대가 전준호 브룸바의 쌍포를 앞세워 기아에 9-4로 승리. 전준호는 1회 1점 홈런, 2회 2타점 3루타, 4회 2루타를 날려 개인 두 번째 사이클링 안타에 단타 1개만을 남겨뒀지만 6회 몸에 맞는 공, 9회 고의성 짙은 볼넷을 얻어 아쉬움을 남겼다.

브룸바는 6-0으로 크게 앞선 2회 2점 홈런을 날려 전날 시즌 28호 아치를 그린 SK 박경완과 함께 하루 만에 홈런 공동선두에 복귀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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