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게 궁금해요]땅값 올랐다고 주인이 이중매매

  • 입력 2004년 7월 13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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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지난달 신행정수도 후보에 오른 충남 연기군의 대지 500평을 A로부터 매수했다. 계약체결일에 계약금 1억원을 지급하고, 한 달 뒤 잔금 3억원을 등기 이전과 동시에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충남 연기군이 신행정수도로 거의 확실시되자 A는 더 높은 가격에 다른 사람에게 팔려는지 계약금만 수령하고 잔금지급일 현재 행방을 감춘 상태다. A가 다른 사람에게 이 대지를 팔게 되면 법적 권리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또 A의 처분을 금지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있는지.

A:갑이 을에게 부동산을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병에게 다시 매도하고 병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준 경우로서, 질문자는 A가 이러한 ‘이중 매매’를 할 경우를 우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물권의 공시방법으로 등기제도를 취하고 부동산물권변동(이 경우는 소유권 취득)이 이러한 공시방법을 갖추어야만 효력이 발생하는 국내법에 따라, 질문자에게 아직 등기이전을 해 주지 않은 상태에서는 A가 여전히 대지의 소유자이므로 이러한 이중 매매는 기본적으로 유효한 법률 행위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A가 질문자와의 계약에도 불구하고 이 대지를 제3자에게 매각한 경우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므로 질문자는 이를 이유로 계약의 해제 및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보통 부동산매매에서 계약금은 위약금의 성격을 갖게 되므로, 매매계약상 정해진 위약금이 있는 경우 이를 손해배상의 예정 조항으로 해석해 그 금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통상 매도인이 계약을 포기하면 2배를 배상해야 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반면 이 경우는 계약상 중도금 지급 조항이 없어, 중도금까지 지급받은 상태에서 매도인의 지위를 배임의 주체로 해석하는 판례에 비추어 볼 때 계약금만 수령한 A를 형사상 배임으로 고소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물론 A가 처음부터 질문자로부터 대지는 건네주지 않고 계약금만 가로챌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사기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질문자는 A가 다른 사람에게 대지를 매각, 양도 기타 처분하는 상황에 대비해 대지에 관한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서향희 변호사 hhseo@seb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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