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작년 비 피해도 아직 복구 못했는데

  • 입력 2004년 6월 20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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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많은 비가 내렸다. 며칠 뒤에는 장마가 시작된다는 예보다. 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끝나 있어야 할 시점이다. 그런데도 지난해 수해의 복구조차 아직 덜 됐다고 한다.

일부 지역 이재민들은 지금도 임시 숙소인 컨테이너 하우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다시 장마가 눈앞에 닥쳤는데 1년째 집터 닦는 공사현장이나 지켜봐야 하는 이재민들의 심정이 얼마나 착잡할지 짐작이 가고 남는다. 지난해 태풍 매미로 인해 파손된 도로 하천 제방 댐 등 공공시설물의 복구율도 86.7%에 그치고 있으니 자칫 대형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의 상처를 아물게 해 주고 국민이 자연재해에 대한 공포를 덜 느끼고 살게 해 주는 것이야말로 정부와 정치권이 해야 할 기본적인 임무다. 이런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민생 우선’을 아무리 외쳐 봐야 국민의 피부에는 와 닿지 않는다.

물론 복구가 늦어지는 데는 예산 부족과 보상을 둘러싼 줄다리기 등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이 민생과 괴리된 정책이나 구름 잡는 듯하는 개혁, 그리고 정쟁과 선거에 매달리는 데 들인 노력의 반만 쏟았다면 복구가 이처럼 더디지는 않았으리라고 본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제라도 복구를 지연시키는 물적, 제도적 환경을 개선하고 이해관계자간의 갈등을 푸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아울러 방재당국과 지방자치단체는 지난해와 지지난해의 수해를 교훈삼아 적어도 인재(人災)로 인명이 희생되고 재산 손실이 나는 일이 없도록 재해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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