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때문에 민족이 분열된다"

  • 입력 2004년 6월 2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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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대토론회’에 패널로 참여한 네티즌 대표와 연금공단 관계자들은 구체적이고 때론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열띤 공방을 벌였다. 토론회 전반부에는 서로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말을 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중반이후 토론이 점점 열기 속에 휩싸이며 재미있는 표현들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다.

▽“국민에게 고통 주는 제도”=네티즌측은 국민연금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하고 존재자체를 부정하진 않지만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제도이니, 기본부터 뜯어고쳐 완전히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연금공단측은 “뭐가 고통인가? 연금을 낸 것 보다 많이 주는데 이해가 안된다. 개인에게 노후를 준비하라면 근시안적으로 현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부분 안한다. 그래서 정부에서 대신 해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돈 없어 못 내면 자식에게 손 벌려라”=네티즌측은 저소득층의 보험료 책정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월 22만원을 버는 사람이 당장 먹고 살기도 바쁜데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미래를 위해 1만5400원이나 되는 보험료를 낼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공단측은 “한달에 22만원을 버는 사람이 농어촌에 조금 있는데 이 분들은 농특세에서 보험료의 절반을 국고로 지원한다. 그리고 자식에게 충분히 손 벌릴 수 있다. 그건 효도연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부모님을 위해 자식이 대신 내주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직원들에게 인센티브”=연금공단이 가입자의 소득을 많이 찾아내거나 체납자에게 보험료를 징수하는 직원들에게 추가 상여금을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럴 경우 직원들이 상여금을 받기 위해 보험료를 과다징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공단측은 “직원들의 일손이 부족해 외부 사람을 쓰는 입장이다. 이들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소득을 많이 찾으면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국민연금 때문에 민족이 분열된다“=박승홍(국민연금반대운동본부 운영자)씨는 토론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국민연금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 허리 사이즈가 28인치인데 어머니가 50인치 바지를 사왔다면 옷을 줄이거나 불가능하면 바꿔야지, 그동안의 손실이 아깝다고 끌고 가면 안된다. 주식에서도 손절매가 있는 법이다. 또 과장된 표현 같지만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과 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민족이 분열된다.”

“하루 평균 130명의 가장이 집을 가출하는데 그 이유가 다 돈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이 그동안 낸 연금을 돌려받으면 가정파괴를 막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폐지해야 한다.”

그러나 공단측은 “문제가 있는 부분은 개선하겠으나 절대로 포기는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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