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소식]난지도 골프장 개장 무기연기… 왜?

  • 입력 2004년 4월 28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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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지보다 98m 높은 노을공원 5만8000여평에 조성된 난지도 대중골프장. 농약을 사용할 수 없는 이곳에선 박테리아나 곰팡이 등을 배양해 병충해를 막는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평지보다 98m 높은 노을공원 5만8000여평에 조성된 난지도 대중골프장. 농약을 사용할 수 없는 이곳에선 박테리아나 곰팡이 등을 배양해 병충해를 막는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마무리공사까지 마친 서울 난지도 대중골프장(9홀·파 36·2755m) 개장이 또 연기됐다. 당초 3월 개장계획이 5월로 늦춰졌는데 최근 다시 무기연기된 것. 이유는 서울시와 운영업자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그린피(이용료)를 놓고 계속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

○ 쟁점

서울시는 그린피를 라운드당 1만5000원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 시의회는 지난달 10일 ‘난지도 골프장 그린피 1만5000원’을 조례로 못박아버렸다.

이에 대해 공단측은 최소한 3만3000원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 1만5000원으로는 공사비는 물론 운영비조차 건질 수 없어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것. 또한 공단이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골프장 이용료를 서울시가 공공시설인 것처럼 조례로 정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행정자치부도 지난달 31일 서울시에 대해 ‘골프장 그린피 조례규정은 부적법하다’며 재의토록 요구한 바 있다.

○ 이용료 어떻게 산정했나

공단은 운영비가 1년에 35억원이 넘게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공사비 150억원(20년간 연평균 이자율 6% 적용시 약 331억원)을 20년 안에 회수하려면 그린피가 1라운드 당 주중 3만3000원, 주말 3만9000원이 돼야한다는 계산. 이럴 경우 운영일수 274일(평일 226일 주말 48일), 1개팀 티오프 간격시간 평균 8분, 한 팀 평균인원 3.8명, 하루 평균 운영 10시간을 기준으로 1년 예상 수입이 39억원 정도 된다는 계산이다.

그래도 민간이 운영하는 유사골프장 이용료 5만∼6만원에 비해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는 주장.서울시가 책정한 1만5000원은 1시간에 7000원하는 탁구장 이용료보다도 싸다는 게 공단 측의 항변이다.

반면 서울시측은 일반 시민이 부담 없이 골프를 즐기려면 그린피가 저렴해야 한다며 1만5000원 이상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 서울시 진익철 환경국장은 "고건 전 시장 재직 시 공단이 사업계획서를 내면서 일반 근로자도 골프를 칠 수 있도록 개장시점에 그린피를 1만5000원으로 하고 대신 10만평에 이르는 시유지를 무상으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시와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단측은 “2001년 7월 ‘서울시는 부지를 제공하고 공단은 골프장을 건설해 투자비 회수기간까지(최장 20년) 운영한 뒤 서울시에 기부 채납하기로 협약서를 체결했지만 그린피를 1만5000원으로 한다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며 “다만 협약서 8조에 ’공단은 이용료를 저렴하게 해야 함‘으로 되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 어떻게 되나

난지도 골프장은 지난 3월말 공사를 완료했다. 서울시는 “관계부서의 검토를 거쳐 5월 초에 공사완료 공고를 낼 예정"이라며 "최종 개장 시기는 공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단측은 “적자운영은 할 수 없다”며 완강하다. 공단 손상용 골프사업부장은 “처음 서울시에서 골프장건설 사업자를 유치할 때는 온갖 혜택을 다 줄 듯이 하다가 막상 건설이 끝나자 감 놔라 배 놔라 한다”면서 “서울시가 이용료를 1만5000원으로 고집하려면 적자액을 보전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측은 최소한의 골프장 유지비를 한 해 28억원으로 계산해놓고 있다. 이는 한달에 2억3000여만원, 하루에 760여만원 꼴. 난지도 골프장 그린피를 놓고 서울시와 공단이 줄다리기를 벌이는 동안 아까운 돈만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김화성기자 mars@donga.com

▼난지도골프장 페어웨이 좁고 그린 빨라

‘진정한 대중골프장의 탄생’.

난지도 대중골프장의 가장 큰 특징은 ‘부킹의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전화 또는 인터넷 예약은 받지 않으며 대리등록과 ‘암표’를 예방하기 위해 철저한 실명제를 실시한다.

선착순으로 대기표를 나눠주고 매표 때 신분증으로 인적사항을 등록, 확인하며 스타트하우스에서 다시 실제 플레이어와 동일인인지를 확인한다.이는 이름뿐인 기존의 대중골프장과는 확실히 차별화된다.

산업폐기물이 묻힌 쓰레기 위에 20cm 두께의 차단막을 만든 뒤 자갈과 흙을 1m50 높이로 다지고 잔디를 심어 총 9개홀로 구성된 난지도 골프장은 파5짜리 홀도 2개나 있으며 특히 525야드 짜리 마지막 홀은 길이도 긴데다 그린이 벙커와 연못으로 둘러싸인 승부홀.

평지보다 98m 높은 노을공원 5만8000여평에 조성됐다. 총 11만여평에 이르는 노을공원에는 골프장 외에 시민생태공원(4만4000여평) 등이 있어 농약을 사용할 수 없다. 대신 박테리아나 곰팡이 등을 배양해 병충해를 막는다. 생태공원 안에는 맹꽁이 개구리 등이 이동할 수 있는 생태통로도 설치했다.

페어웨이에는 병충해에 강한 한국산 잔디를, 그린에는 양잔디를 깔았다. 페어웨이의 폭이 좁아 OB지역이 많고 그린은 빠른 편. 클럽하우스엔 160개의 라커와 샤워시설 그리고 50여석의 식당을 갖췄으며 주차장(190대) 앞에는 대기자를 위한 2층짜리 연습장(48타석)이 있다.

1번홀 옆에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매점이 있지만 그늘집은 없다. 일주일에 6일 개장(일요일·공휴일 제외). 캐디가 없어 개인용 풀(Pull) 카트를 빌려야 하고 야간조명시설이 없기 때문에 주간에만 운영한다.

김화성기자 mars@donga.com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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