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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3월 16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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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좋지 않았다.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한때 전날보다 14포인트 급락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하락폭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날 종가 기준 종합주가지수 하락폭은 2.13포인트에 그쳤다.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에 민감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선방(善防)’이었다.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하락해 원화가치가 오르는 등 금융시장의 안정세가 이어졌다.
‘탄핵안 통과’라는 정치적 격변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는 예상 이상의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금융시장도 탄핵 당일 흔들렸을 뿐 주말을 넘긴 15일 바로 오뚝이처럼 일어섰고 16일에는 미국 증시 폭락이라는 해외 악재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냈다. 시장 관계자들조차 “우리 경제가 위기에 강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지만 이번에는 우리도 놀랄 정도로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탄핵안 가결 후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 각 부처도 별 흔들림 없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아직 속단하긴 이르지만 경제 분야는 ‘대통령의 권한정지’라는 비상상황을 거의 의식하지 못할 정도다.
이헌재(李憲宰) 경제부총리는 “한국 경제는 정치 등 경제 외적인 충격에 의외로 강하다”며 “이는 우리 경제의 ‘경이로운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존자원이 적은 데다 국토마저 좁은데도 ‘맨손’에서 출발해 이만한 국가를 만든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일이다.
현 상황이 중요한 고비이긴 하지만 ‘위기’는 아니다. 정치권과 정부, 기업과 국민이 슬기롭고 차분하게 대처한다면 우리는 또 한번의 ‘성공 경험’을 남길 수 있다.
공종식 경제부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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