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프로농구 감독 ‘뱃살빼기 작전’

  • 입력 2004년 1월 9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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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LG 김태환 감독(54)은 요즘 발뒤꿈치 치료를 받는다. 운동을 심하게 해 탈이 났다는 것. 코트에서 뛰는 선수라면 모르지만 감독이 다쳤다니….

사연은 이렇다. 31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코칭스태프 올스타전을 앞두고 평소보다 운동량을 무리하게 늘렸기 때문이다.

프로농구 최고령 사령탑인 김 감독은 1m70, 90kg으로 아랫배가 나온 넉넉한 체형.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감독 연합팀 일원으로 연예인팀과의 대결에 출전한 김 감독은 ‘쫄티’에 가까운 꽉 끼는 유니폼으로 뒤뚱뒤뚱 코트를 뛰어다녀 화제를 뿌렸다. 그래서 올해에는 뱃살을 줄여 좀 더 멋있는 모습으로 코트에 나서겠다고 마음먹은 것.

김 감독은 연고지 창원에서 숙소와 체육관을 오갈 때 선수단과 따로 혼자 걸어 다닌다. 또 틈나는 대로 러닝머신에 올라 목표량 500Cal를 채울 때까지 달린다. 라면 짬뽕 등 즐기던 야식도 끊었다. “하루에 2, 3시간 걷다 보면 한겨울에도 땀에 흠뻑 젖습니다. 몸무게를 얼마나 줄였는지는 나중에 눈으로 직접 확인하세요.”

지난해와 달리 이번 올스타전에선 코칭스태프가 처음으로 중부(TG삼보, 전자랜드, 삼성, SK, SBS)와 남부(KCC, 오리온스, 모비스, LG, KTF)로 나누어 한판 대결을 벌인다. 팬들 앞에서 농구 실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무대라 각 팀의 감독 코치들은 부담스럽다.

1989년 은퇴 이후 처음으로 유니폼을 입는다는 전자랜드 유재학 감독(41)은 임근배 코치와 야간훈련 중. 선수들과 1 대 1 플레이도 해보고 드리블과 슈팅 감각도 익히고 있다. 유 감독은 “신경이 무척 쓰여요. 망신당할 수 없잖아요”라며 의욕을 보였다.

프로농구 코칭스태프 중 최장신인 LG 박종천 코치(44·1m94)는 “현역 시절 하던 무릎보호대라도 다시 차고 나와 덩크슛을 노리겠다”고 큰소리쳤다. 하루에 100개씩 슛을 쏘고 있는 박 코치는 실업 현대에서 한솥밥을 먹은 KCC 신선우 감독(48)과 84년 농구대잔치 이후 20년 만에 다시 손발을 맞춘다.

부산이 연고인 KTF 추일승 감독(41)은 밤마다 숙소 근처의 해운대 모래사장을 뛰어다닌다. 평소 헬스클럽에서 꾸준히 체력을 관리해 온 오리온스 김진 감독(43)과 삼성 김동광 감독(53)은 특별 슈팅 연습에 들어갔다.

반면 몸무게 0.1t을 넘나드는 TG삼보 전창진 감독(41)은 벌써부터 몸을 사린다. “운동을 전혀 못했다. 주무를 보거나 응원만 하겠다”는 게 그의 말.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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