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모비스 3차연장서 ‘징글벨’

  • 입력 2003년 12월 26일 0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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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연장전 종료 21초 전. 모비스 전형수가 던진 슛이 백보드를 맞고 튀어나올 듯하다 림을 반 바퀴 돈 뒤 그물을 흔들었다. 2시간40분의 혈투에 쐐기를 박는 순간. 관중석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2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03∼2004 애니콜 프로농구 정규리그 모비스와 오리온스의 경기. ‘4쿼터의 저주’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역전패 악몽에 시달리다 최희암 감독 중도사퇴라는 아픔까지 겪었던 모비스가 올 시즌 처음이자 역대 3번째인 연장 3차전까지 벌인 끝에 뜻 깊은 성탄절 선물을 받았다.

강호 오리온스에 116-112로 승리. 모비스는 이로써 올 시즌 처음 2연승하는 기쁨까지 맛봤다.

모비스는 4쿼터 종료 0.7초 전 84-82로 앞섰다가 오리온스 레이저에게 자유투 3개를 내주며 역전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레이저가 3개 가운데 한 개를 놓치면서 승부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1차전을 92-92로 마친 모비스는 연장 2차전 종료 37초 전 102-103으로 뒤진 가운데 용병 바셋이 자유투 1개를 성공시켜 극적으로 연장 3차전에 들어섰다.

모비스는 연장 3차전에서 6점을 몰아넣은 바셋의 맹활약으로 114-109까지 앞섰으나 오리온스 김승현에게 3점슛을 얻어맞고 114-112까지 바짝 쫓겨 마음을 놓지 못했다. 그러나 모비스는 전형수의 쐐기를 박는 마지막 레이업슛이 들어가면서 환호성을 올렸다.

이날 바셋은 38점, 우지원은 29점을 넣으며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모비스는 7승19패로 여전히 9위에 머물렀지만 역전패 징크스를 날려버린 것만으로도 선수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오리온스는 17승9패로 3위.

한편 원주에서는 TG삼보가 SBS를 80-67로 꺾고 4연승하며 10개 구단 가운데 처음으로 20승(6패) 고지에 올랐다. SBS는 3연패했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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