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골랐습니다]재키와 함께 가을속으로

북디자이너 정병규씨는 오늘날의 개인을 ‘지구방에 살고 있는 존재’라고 표현합니다. 물리적으로는 한두 평 남짓한 공간을 벗어나지 못하지만 인터넷으로 실시간 연결되는 세상의 실제 생활 반경은 지구촌 전체라는 것이지요.

한반도에서 사는 사람들이 미국 텍사스의 정치 사회 문화에 대해 알아야 할 이유도 이런 생활공간 변화에 있습니다. ‘부시 메이드 인 텍사스’(B1)를 읽으며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요람인 텍사스를 이해하다 보면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정책의 핵심을 질러가게 됩니다.

유일한 패권국인 미국의 지위가 그 어느 때보다 강건하지만 세계인은 다원화를 갈망하기도 합니다. 국내 필자가 펴낸 ‘월드뮤직 속으로’(B3)는 노래를 통해 지금껏 ‘제3세계’로 뭉뚱그려 이해해 온 지구촌의 낯선 이웃들을 찾아가는 기행문입니다.

변화의 시대, 사람들은 복고풍에서 안정감을 찾습니다. 2003년 가을 세계 패션계를 지배하는 코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재키, 즉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입니다. ‘재키스타일’(B6)을 보며 사람들이 꿈꾸는 것은 그의 우아한 패션이 아니라 백악관 안주인 시절 그를 활짝 웃게 했던 활력과 낙관인지 모르겠습니다.

책의 향기팀 b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