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정민태, 21연승서 멈춘 ‘불패신화’

  • 입력 2003년 9월 8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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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생각지도 않았던 목표였어요. 21연승까지 거둔 것도 잘 때려 준 타자들 힘이 컸습니다. 타자들에게 고마울 뿐입니다.”

6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패전투수가 돼 프로야구 최다연승 타이기록 달성을 눈앞에서 놓친 정민태(33·현대 유니콘스·사진)는 의외로 덤덤했다. 연승 실패의 아픔보다는 대기록에 대한 부담과 언론의 관심에서 벗어난 것에 대해 훨씬 더 홀가분해 했다.

2000년 7월 25일 수원 롯데전에서 패한 뒤 3년1개월여 만의 패전. 정민태는 이날 7과 3분의 2이닝 동안 10안타(2홈런 포함)를 맞고 7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프로야구 최다연승 기록은 1982년 박철순(당시 OB)이 세웠던 22연승(7구원승 포함).

최다연승기록 돌파에는 실패했지만 선발 21연승은 그 자체만으로 미국의 로저 클레멘스(20연승·98∼99년)를 앞지른 세계신기록.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다. 여러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운도 따라줬다. 5월 27일 수원 기아전에서는 3분의 2이닝 동안 6실점하며 1회에 강판되고도 팀이 12-10으로 역전승을 거두는 바람에 패전을 면하기도 했다.

이제 정민태의 새로운 목표는 ‘다승-승률왕-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7일 현재 정민태는 다승 1위(14승), 승률 1위(0.933)를 달리고 있으며 현대(71승)는 2위 삼성(67승)에 4게임차로 앞서 있어 한국시리즈 직행이 유력한 상황. 이변이 없다면 그의 꿈은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다.

정민태는 “허벅지 부상에서 벗어나 최근 컨디션이 무척 좋다. 제구력도 아주 좋아졌다”고 말했다. 일본 진출 전에는 시속 150km에 달하는 빠른 직구가 주무기였지만 올 시즌은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투심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정민태는 “체력관리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3년 정도는 충분히 던질 수 있다”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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