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음메 기살어" 투수들의 날

  • 입력 2003년 8월 4일 00시 36분


3일은 투수들의 날. 툭하면 소나기 안타와 무더기 득점이 나오는 ‘타고투저’의 프로야구에서 오랜만에 투수들이 기를 활짝 폈다.

가장 먼저 승전보를 알린 투수는 기아 김진우. ‘제2의 선동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진우는 광주 두산전에서 9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으며 2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따냈다. 지난달 13일 잠실 LG와의 연속경기 2차전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완봉승.

최고 시속 149km의 강속구를 앞세운 김진우는 두산 선수들에게 단 한 차례도 3루 진루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피칭을 펼쳤다. 김진우에 맞선 두산 선발 이리키도 완투하며 4안타 2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타자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두 투수가 완투대결을 벌인 이 게임은 2시간10분으로 올 시즌 최단시간 경기로 기록됐다.

김진우에 이어 잠실구장에선 LG 이승호가 롯데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뒀다. 올해 탈삼진(111개)과 평균자책(2.61) 1위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좌완 이승호는 9이닝 동안 9안타를 맞았으나 삼진 7개를 잡아내며 연타를 내주지 않아 시즌 첫 완봉승을 따냈다.

반면 롯데는 불명예스러운 15연패에 빠졌다. 역대 팀 최다연패 기록은 85년 삼미와 99년 쌍방울이 세운 18연패.

현대 정민태는 18연승을 달렸다.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로 나선 정민태는 6이닝을 4안타 2실점으로 잘 막아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11승으로 다승 공동선두로 올라선 데다 일본 프로야구 진출 전인 2000년 7월 30일 수원 두산전부터 18연승 무패. 그는 앞으로 5연승만 거두면 프로원년인 82년 박철순(당시 OB)이 세운 22연승 기록을 깨게 된다. 이 경기에서 현대는 2-2로 맞선 7회 1사 만루에서 심정수의 내야땅볼로 1득점한 뒤 김동수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쐐기 3점포를 뿜어 6-3으로 이겼다. 대구 3연전을 모조리 승리로 장식한 1위 현대는 7연승을 달리며 독주채비를 갖췄다. 하지만 현대는 타격 2위(타율 0.346)인 중심타자 정성훈이 6회 왼쪽손목을 볼에 맞아 골절되는 부상으로 최소 6주간 경기출전이 불가능해진 게 불안한 점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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