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8년 같았던‘그의 8개월’…LG 김재현 25일 출전

입력 2003-07-18 17:34수정 2009-10-1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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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생명을 건 양쪽 고관절 수술, 재활 기간 중 터진 음주운전 사건, 올 초부터 끌어온 지루한 연봉 줄다리기에 이은 백기투항, 그리고 ‘안전사고 발생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각서….

최근 천신만고 끝에 비로소 구단으로부터 경기 출장 허락을 받은 LG 김재현(28·사진). 불과 8개월여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김재현으로서는 여태껏 살아온 삶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들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래서일까. 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후반기 그라운드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돌아온 캐넌히터’ 김재현은 말을 아꼈다.

“깜깜한 밤을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헤쳐 왔습니다. 불미스러운 일로 팬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미안하기도 하고요. 구단에 대해선 노코멘트입니다. 다시 야구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참고 견딜 수 있습니다.”

김재현은 25일 두산과의 잠실경기부터 출전한다. 현재 몸 상태는 수비만 빼고는 타격과 주루를 모두 할 수 있을 정도. 그러나 지난달 음주사건 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결정한 5경기 출장정지의 징계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그는 19일 후반기 개막에 맞춰 일찌감치 선수 등록을 마쳤다.

LG 이광환 감독은 내심 걱정을 하면서도 김재현이 가세하면 이병규 김상현의 잇따른 부상과 서용빈의 군 입대로 ‘솜방망이’가 된 팀의 전력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감독은 “18일 잠실 훈련 때 지켜보니 재현이의 방망이 실력은 여전하다”며 “처음엔 대타로 쓰다 적응기를 거치면 5번 지명타자로 중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는 김재현이 지명타자를 꿰차게 되면 용병 알칸트라를 이병규가 빠진 중견수 자리에 넣을 수 있어 외야 수비와 중심타선의 파괴력 강화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지난해 걷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김성근 전 감독의 수술 권유를 뿌리친 채 한국시리즈 출전을 강행, 최종 6차전에서 좌중월 2타점짜리 안타를 뽑아내며 주연보다 빛난 ‘가을의 전설’을 탄생시켰던 김재현. 프로야구가 꿈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이런 선수가 있어서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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