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범죄에 관한 10가지 신화'…'평화주의 범죄학'

  • 입력 2003년 5월 30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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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에 관한 10가지 신화/해럴드 페핀스키·폴 제실로 지음 이태원 옮김/272쪽 1만2000원 한울

범죄는 증가하고 있는가? 대부분의 범죄는 가난한 사람들이 저지르는가? 화이트칼라 범죄는 비폭력적인가?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한가? 처벌은 범죄에 상응하게 결정되는가?

저자들은 법치국가에서 당연시돼 온 이 같은 ‘신화’들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이들은 객관적 자료들을 제시하며 이런 ‘신화’가 사법당국에 의해 조작된 것이며, 결과적으로 약자와 빈자들의 범죄를 과장하고 권력자와 부자들의 범죄를 보호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국가의 형사사법조직은 그 규모와 강도에서 꾸준히 증대되고 있음에도 사법당국은 언제나 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날로 흉포해지고 있다고 발표한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사법조직의 강화를 위해 세금을 점점 더 많이 내면서도 오히려 더 심한 불안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저자들은 이런 방식으로 범죄를 억제하려는 노력은 기존의 모순을 재생산하고 부자들만을 위한 세상을 만드는 데 이용될 뿐이라고 지적한다.

대신에 이들은 ‘평화주의 범죄학’을 제시한다. 평화주의 범죄학이란 상호 연결돼 있는 사람들이 자비와 지혜, 그리고 사랑으로 사회적 약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배려하고 보살피는 방법으로 범죄를 종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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