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ut up'에 기분 나빠 마세요…놀람의 의미로도 쓰여

  • 입력 2003년 5월 2일 1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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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젊은 여성이 자동차 판매점에서 차 가격을 묻는다. 판매원이 예상보다 너무 싼 가격을 말하자 여성 고객이 소리친다.

“Shut up.”

요즘 미국에서 방영중인 현대자동차 엘란트라 광고의 한 장면이다. 여기서 ‘Shut up’은 “입 닥치라”는 명령어가 아니다. “말도 안돼. 정말로 그렇게 싸요”라는 대꾸로 쓰인 것.

이처럼 요즘 미국에선 무례하게 명령하는 표현인 ‘Shut up’이 부정적 의미를 벗고 놀라움, 기쁨, 충격을 표현하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일 보도했다.

감탄사적 대꾸로서의 ‘Shut up’은 수년 전부터 소녀들의 잡담에서 널리 쓰이다가 청춘 소설 등에 조금씩 등장하더니 요즘에는 어른들의 재치 있는 대꾸, 영화와 광고 등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다. ‘Shut up’이 이렇게 사용될 때는 ‘Shut’을 발음한 뒤 완전히 멈추고 이어 ‘up’을 발음한다.

물론 나이든 세대에게 이 같은 의미 변화는 불쾌하게 여겨질 수 있다. 젊은 여배우인 드루 배리모어도 “상대가 ‘Shut up’이라고 대꾸하면 무례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광고를 만든 리처드그룹의 카피라이터들도 처음엔 ‘농담 마(you’re kidding)’ 등의 표현을 쓰려고 했다. 그러나 20대 직원들의 잡담 속에 ‘Shut up’이 자연스레 숱하게 등장하는 것을 듣고 과감히 ‘Shut up’을 사용한 것. 광고를 본 50대 이상의 판매원들도 웃으며 좋아했다고 한다.

단어의 부정적 의미가 옅어지고 긍정적 의미로 사용되는 사례는 예전에도 있었다. ‘nice’의 경우 13세기에는 ‘멍청한’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였다. 요즘은 ‘bad’가 ‘좋아’라는 의미로, 구어체에서 ‘흥분제’ ‘멍청이’ 등의 의미인 ‘dope’가 ‘대단해’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정반대 의미로 바뀐 단어▼

nice▶13세기엔 '멍청한'

bad▶최근 '좋아'의 뜻

dope▶멍청이→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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