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지구기행]스위스 융프라우 스키여행

  • 입력 2003년 1월 29일 2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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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아이거 북벽 아래 눈부시게 빛나는 거대한 설원. 스위스 융프라우 지역 스키장의 추겐산 아래 슬로프. 조성하기자
거대한 아이거 북벽 아래 눈부시게 빛나는 거대한 설원. 스위스 융프라우 지역 스키장의 추겐산 아래 슬로프. 조성하기자
《에펠탑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스위스 알프스의 융프라우철도.톱니레일(Cog Wheel)위로 아이거(3970m·이하 괄호 안 숫자는 해발고도)와 뭔흐(4099m)두 거봉의 암반 속 터널을 통과,베르너 오버란트(Berner Oberland)고원의 클라이네샤이덱 역(2061m)과 융프라우요흐(뭔흐 융프라우 두 봉 사이)에 자리잡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의 철도역 '톱 오브 유럽'(Top of Europe·해발3454m)을 오르내린다. 덕분에 세 봉 아래 고원의 알프스 마을(인터라켄 그린델발트 벵엔)도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상한지 오래.최근 TV드라마'인어아가씨'에서 신혼여행지로 등장해 관심을 모은 스위스 융프라우지역 설원의 스키장으로 안내한다.》

아침 7시. 호반도시 인터라켄(Interlaken)은 채 어둠이 걷히지 않아 깜깜했다. 하지만 시내 샬레 오버란트(호텔)의 식당은 환히 불 밝힌 채 부산하기만 했다. 일찍 채비를 차린 유럽인 스키어와 동양인 관광객들이었다.

인터라켄 오스트역(567m). 7시 35분발 그린델발트(1034m)행 열차(BOB)는 스키어와 관광객으로 북적댔다. 8시 54분 클라이네샤이덱 역. 아직도 해는 보이지 않았다. 벽처럼 막아선 스리 시스터즈에 가린 탓이었다. 이 곳은 ‘톱 오브 유럽’(묀흐와 융프라우 봉 사이에 자리잡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철도역)을 오르내리는 융프라우철도의 출발지. 한겨울에는 융프라우 스키장의 중간 베이스다.

● 융프라우 스키잉

오전 9시 40분. 아이거 봉 너머로 햇살이 비친다. 선글라스 없이는 눈을 뜰 수가 없는 알프스 설원에서 다운 힐을 시작했다. 코스는 클라이네샤이덱∼벵게른알프∼라우버호른∼알멘트∼벵겐∼멘리헨. 풍부한 자연설로 뒤덮인 정설된 슬로프는 설질이 좋아 가파른 경사에서도 힘들이지 않고 회전할 수 있다.

이따끔 폭 50m의 넓은 슬로프가 나타난다. 카버(carver·카빙스키어)의 활주 본능을 자극하는 이런 크루징(cruising) 코스에서는 익스트림 카빙 턴도 즐길 수 있다. 대부분 슬로프는 텅텅 빈 상태. 쇼트턴 미디엄턴 롱턴. 거칠 것이 없다. 충돌위험이 높아 마음조리며 타던 ‘눈치 스키’에서 해방된 것만으로도 융프라우 스키여행은 값어치가 있다.

동화 속 마을을 닮은 벵엔. 여기서 케이블카로 멘리헨(2230m)에 올랐다. 추겐(산) 능선의 널찍한 설원. 그린델발트와 벵엔 두 마을이 양편에 보인다. 산정의 식당 앞 양지 녘 의자에 깊게 몸을 묻고 즐기는 설원의 오수. 야외 테라스에서 설경을 보며 맛보는 따뜻한 핫초콜릿. 세포 속까지 파고든 스트레스와 피로가 한꺼번에 방출된다. 자연의 힘이란.

● 피르스트 스키잉

‘하늘 아래 첫(first) 동네’인 피르스트(First·2168m). 스리 시스터즈가 정면에 보이는 슈바르츠 호른의 양지바른 산자락이다. 그린델발트(1034m)에서 곤돌라로 25분을 올라야 닿는 곳. 그린델발트까지 무려 표고 차가 1467m나 되는 거대한 설원에서 다운 힐을 즐긴다.

슬로프 정상인 오베르요흐(2501m). 스리 시스터즈를 중심으로 왼편에 베터호른과 슈렉호른, 오른편에 파울호른까지 알프스 ‘산의 바다’가 27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부드러운 경사의 광대한 설원. 온종일 햇볕 쏟아지는 양지바른 슬로프다. 가족스키어에게 좋을 듯. 마을까지 내려가려면 슈렉펠트와 보르트 두 마을을 차례로 거쳐야 한다. 거대한 스키장 융프라우 지역. 과연 이 슬로프를 모두 섭렵하려면 며칠이나 걸릴까. 한 1주일….

인터라켄(스위스)=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129만원으로 즐기는 4박5일 패키지▼

서울∼취리히 항공요금(대한항공 직항편·주중 145만원, 주말 150만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129만원(대한항공 이용)으로 인터라켄(샬레 오버란트 호텔·★★★급)에 머물며 융프라우 지역의 스키장에서 3일간 온종일 스키를 타는 자유여행(FIT)패키지(4박5일)가 나왔다. 호텔 3박(조식 포함)과 스포츠패스(톱 오브 유럽 등 산악 철도 전구간이 포함된 리프트 티켓), 철도승차권(취리히공항∼인터라켄)이 포함돼 있다. 6일형은 139만원이며 스키는 4월말까지 가능. 융프라우철도 전문여행사 동신항운(www.jungfrau.co.kr)에서 융프라우철도, 스키, 관광에 관한 정보 및 철도할인권을 구할 수 있다. 02-756-7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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