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달리는 맛 황홀해요”

  • 입력 2003년 1월 29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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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며 명상하는 기분 아십니까. 한마디로 황홀합니다.”

국내 최대 온라인 마라톤 동호회인 ‘런너스클럽(이하 런클·cafe.daum.net/runners)’을 이끌고 있는 박필전 회장(46·태광IT 대표이사·사진)은 달리면서 ‘도’를 닦는다. 그동안 수십년간 인간을 가장 평온하게 만드는 비결을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종착역에서 깨닳은 게 ‘마라톤 수련’. 산에 들어가 도를 닦기도 했고 명상에 빠져보기도 했지만 마라톤만큼 심신을 ‘해탈’에 이르게 하는 게 없었다. 3월16일 열리는 2003동아서울국제마라톤은 그에게 심신을 다스리는 아주 중요한 기회가 되는 셈이다.

박 회장이 마라톤에 빠지게 된 것은 2000년 3월 동아마라톤. 남들도 다 하기에 무작정 풀코스에 참가 신청해 뛰었다. 무리한 선택이었다. 한번도 제대로 달려본 적이 없었기때문. 25km에서 포기했다. 3일을 앓아 누웠다. 하지만 묘하게도 엄청난 육체적 고통이 따랐지만 마음만은 평온했다. 그때부터 마라톤에 미쳤다.

“그때 알았지요. 인도 신비주의자들에겐 마라톤명상이라고 있었습니다. 육체적 고통을 수반한 수련를 해야만 마음이 더 편해집니다.”

그해 4월 온라인 동호회인 런클에 가입했다. 요즘엔 주 5일을 뛴다. 평일엔 8km, 주말엔 20km이상을 달린다. 물론 아침 저녁으로 정좌해 명상도 하고 있다. 지금까지 풀코스만 13회를 완주했다. 최고기록은 3시간41분. 이같은 열성에 지난해 말 2003년 런클 5대 회장에 당선됐다. 런클의 회원은 1만800여명. 오프라인에서 만나 직접 뛰는 사람만 2000명이나 된다.

“제가 회장이 됐으니까 이제 1만여명을 오프라인으로 다 끌어내야죠. 온라인동호회는 의미가 없어요. 만나서 뛰면서 부대껴야죠.”

런클은 전국 15개 지역 모임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에만 10개의 소모임이 있다. 박 회장은 지역단위 소모임을 활성화하고 이를 중앙으로 조직화할 생각.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면달리엔 런클이 운영하는 마라톤훈련소까지 있다. 지난 16일 100명이 훈련차 ‘단합대회’를 다녀왔다. 3월15일인 계간지로 마라톤신문을 창간한다. 모두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조치이다.

“스트레스 해소, 건강유지, 명상. 마라톤만큼 사람의 몸을 좋게 하는 게 없습니다. 그러니 나 혼자만 하면 너무 욕심이 많은 것 아닐까요.”

박 회장이 런클을 이끄는 ‘모토’이기도 하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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