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크레인´

  • 입력 2002년 12월 20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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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라이너 침닉 지음 유혜자 옮김/127쪽 7500원 큰나무

독일의 화가이자 작가인 라이너 침닉이 쓴 어른들을 위한 동화.

한 도시의 사람들이 화물을 옮겨 싣기 위한 크레인을 세우기로 했다. 뚝딱뚝딱 크레인을 만드는 일꾼들 중에 유별나게 크레인을 좋아하는 ‘파란 모자’를 쓴 한 남자.

크레인 기사가 돼, 크레인의 한쪽 끝에 작은 집을 짓고 사는 이 ‘파란 모자’의 이야기다. ‘파란 모자’는 서커스단의 짐도 척척 옮겨주고, 시의원들을 강 저편으로 건너게 해주기도 하며, 더위에 난동부리는 코끼리를 찬물에 담가 식혀주기도 한다.

저 위편에서 북적이는 아래를 내려다보는 ‘파란 모자’의 시선은 때묻지 않았다. ‘파란 모자’가 움직이는 크레인은 차갑고 거친 ‘기계’라기보다는 친구와 같은 훈훈한 존재다.

기계가 주는 즐거움과 노동의 의미를 생뚱맞은 유머로 전달하는 침닉 특유의 화법이 신선하다. “침닉의 작품에는 생텍쥐페리의 부드러운 심오함과 에리히 캐스트너의 날카로운 시선이 함께 녹아 있다”고 번역자 유혜자씨는 말했다.

‘우리 시대에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울림이 울리고 있는 소박한 가슴의 소유자.’(베를린 신문)

‘근면과 노동의 즐거움, 그리고 책임과 의무, 우정과 전쟁 이야기도 있다.’(쥐트도이체 차이퉁)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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