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최희섭선수 “불우이웃에 사랑을”

  • 입력 2002년 12월 17일 18시 37분


연합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우는 아이에겐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안 주신대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메이저리그 차세대 거포 최희섭(23·시카고 컵스·사진)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며 등장하자 장내는 뒤집어졌다. 1m95, 110㎏의 거구가 애교를 부리며 노래하는 모습에 어린이들은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17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어린이 보육원인 시온원.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최희섭의 ‘1일 산타클로스 행사’는 4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첫 순서는 깜짝 파티. 최희섭이 묵고 있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베이커리 주방장 정효진씨가 이달에 생일을 맞은 어린이들을 위해 대형 케이크를 만들었다. 최희섭과 어린이들도 옆에서 따로 또 하나의 케이크를 만들었다.

이어진 순서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과 사진 촬영, 장기자랑. 크리스마스 트리에 방울을 달며 즐거워하는 보육원 어린이들의 얼굴에선 그늘을 찾아볼 수 없었다.

최희섭은 “아이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좀 과장해 말하면 몸이 으스러져도 좋다는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최희섭이 웨스틴조선호텔에 봉사활동을 요청해 호텔측이 그동안 후원해 왔던 시온원에서 송년잔치를 벌이게 된 것. 최희섭은 20일에는 호텔 내 레스토랑 ‘오킴스’에서 사인회를 갖고 자신이 쓰던 글러브와 방망이를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시온원에 기증할 계획이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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