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라이언킹, 연봉킹되나

  • 입력 2002년 12월 4일 18시 00분



올겨울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의 최대 화두는 누가 뭐래도 ‘연봉킹 자존심 싸움’이다. 91년 해태 선동렬이 억대 연봉(1억500만원) 시대를 연지 12년. 내년에는 최소 5억원에서 많게는 6억원까지 점쳐지고 있다. 보통 직장인이 거의 평생 걸려 벌어들일 금액이다.

▽연봉킹 누가 되나

‘라이언 킹’ 이승엽(26·삼성)은 8년동안 4번이나 최우수선수(MVP)가 됐지만 최고 연봉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0년에는 처음으로 3억원의 연봉을 받았지만 하루만에 현대 정민태(3억1000만원)에게 역전당했다. 연봉이 동결된 지난해에는 ‘전반기 연봉킹’이었다가 7월 입국한 기아 이종범의 3억5000만원에 밀렸다.

올해도 똑같은 경우. 4억1000만원으로 한화 정민철(4억원)을 눌렀지만 몇 시간후 이종범이 4억3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 기록은 시즌초 LG 이상훈(4억7000만원)에 의해 또다시 깨졌다.

하지만 내년만큼은 이승엽이 연봉킹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타격 4관왕(홈런 타점 득점 장타력)과 MVP를 비롯, 한국시리즈 6차전 극적인 동점 3점홈런으로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내년이 국내에서의 마지막 시즌이란 점도 그의 연봉킹 등극을 예상케 한다.

▽경쟁자는 누가 있나

이상훈 이종범에 자유계약선수(FA)인 현대 박경완과 한화 송진우가 있다. 3년 연속 역전패를 당했던 이승엽으로선 한눈을 팔았다간 또 역전당할 수 있다.

이상훈은 뒤늦은 합류에도 구원 4위에 올랐다. 기아를 페넌트레이스 2위로 끌어올린 이종범은 20승 투수의 몫은 했다는 평가.

4년간 30억원을 요구한 박경완은 본인 주장대로라면 계약금을 10억원으로 올려잡아도 평균 연봉이 5억원은 된다. 3년간 7억원 계약이 끝난 송진우도 유일한 FA 성공사례를 내세워 대박을 노리고 있다.

FA의 경우 올해 삼성 양준혁의 연봉 실 수령액이 옵션 1억원을 포함해 4억3000만원으로 이승엽을 능가했던 것처럼 프리미엄을 안고 있다.

▽연봉 5억원의 의미

프로야구 선수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것은 2000년 FA 제도가 도입되면서부터. 99년 최고 연봉이 현대 정명원의 1억5400만원으로 91년 이후 거의 제자리 걸음이었지만 2000년 정민태와 이승엽이 2억원을 훌쩍 뛰어넘어 곧바로 3억원을 돌파했다.

이제 5억원 시대가 열리면 국내 선수들은 굳이 위험부담이 따르는 해외로 진출할 필요가 없게 된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는 직업 운동가로 분류돼 3.3%의 세금만 내면 된다. 반면 미국은 소득의 38%를 연방세로 낸다. 텍사스처럼 주세가 없는 곳도 있지만 대체로 3∼8%의 지방세도 있다. 여기에 체류 비용과 제반 경비를 감안하면 국내에서 5억원의 연봉을 받아도 미국에 진출해 100만달러를 받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일본 또한 연봉의 25%를 세금으로 떼는데다 물가도 한국보다 3배 정도 비싼 점을 감안하면 1억엔 연봉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한편 프로농구와 축구는 3년 연속 연봉킹인 서장훈(삼성)과 김도훈(전북)이 올시즌 각각 4억3100만원과 3억5500만원을 받았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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