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프랑스서 크는 ‘한국축구의 미래’

  • 입력 2002년 11월 29일 17시 49분


“우리가 2006 월드컵의 주역.” 프랑스 FC 메스 유소년팀에서 월드스타의 꿈을 키우고 있는 한국청소년 대표 5인방. 왼쪽부터 강진욱 어경준 이용래 김동민 양동현.메스(프랑스)〓양종구기자
“우리가 2006 월드컵의 주역.” 프랑스 FC 메스 유소년팀에서 월드스타의 꿈을 키우고 있는 한국청소년 대표 5인방. 왼쪽부터 강진욱 어경준 이용래 김동민 양동현.메스(프랑스)〓양종구기자
미래의 월드컵 태극전사들이 무럭무럭 자란다.

프랑스 북부 도시 메스. 이 이역만리 타향에서 어린 태극전사들이 세계 정상의 프랑스 축구를 배우며 월드스타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청소년대표팀(16세 이하)의 양동현(동북고), 이용래(유성생명과학고), 강진욱(중동고·이상 16세), 어경준(용강중), 김동민(부평동중·이상 15세). 한국축구의 희망인 이들 은 지난 10월7일부터 프랑스 명문 유소년팀 FC 메스에서 뛰고 있다. 프랑스는 유소년축구 프로그램에 관한 한 세계최고의 시스템을 자랑한다. 그 중에서도 FC 메스는 첫 손가락에 꼽히는 팀이다.

태극전사 5인방중 16세 선수들은 9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서 한국을 16년만에 정상에 올려놓은 주인공들. 한국에서는 내로라하는 선수들이지만 이들은 지금 프랑스 축구를 익히느라 매일 입에서 단내가 날 만큼 뛴다.

유럽축구의 기본은 몸싸움. 싸움닭처럼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이는 프랑스 축구는 우리 축구와는 딴판이다. 이들이 FC 메스팀에 합류해 가장 애를 먹었던 점도 바로 이 부분. 프랑스 선수들에 비하면 ‘어린 태극전사들’은 순한 양과 다름없었던 것.

16세대표팀의 최고 골게터인 양동현은 “이곳은 모두가 경기위주의 훈련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경기에 초점을 맞춘다. 개인플레이는 용납하지 않는다. 몸싸움도 거칠어 처음엔 잘 적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진욱도 “한국과 비교해 너무 몸싸움이 심하다. 마치 씨름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엔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를 몰라 당황했다”고 거들었다. “프랑스 선수들은 개인기보다 몸싸움을 먼저 배우는 것같다”는 게 어경준의 말.

처음엔 실망도 했고 방황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곧 악착같이 프랑스 선수들과 부딪치며 유럽축구를 배워 나갔다. 한달 반정도 지난 지금은 다른 유소년팀들과의 친선경기에도 출전해 골을 터뜨릴 만큼 기량이 늘었다. 최근 열린 유소년 유로리그 FC 릴과의 경기에 어경준과 양동현이 처음으로 출전했고 이들 둘은 벨기에 샤를루와전에서 다시 나가 어경준이 어시스트, 양동현이 결승골을 뽑아내며 1-0 승리를 합작했다.

이들의 희망은 연수기간 1년이 지난 뒤에도 프랑스에 남아 유럽축구를 배우는 것. 그래서 4년 후 2006년 독일월드컵에 출전해 2002월드컵 4강신화에 이은 또 하나의 신화의 주역이 되겠다는 각오다.

이 소중한 ‘꿈☆’을 위해 어린 태극전사 5인방은 오늘도 낯선 타국 땅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메스(프랑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한국선수들 가능성 무한”…FC메스 유소년팀 책임자 드 타데우씨

“한국선수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청소년대표팀(16세 이하) 5인방의 지도를 총괄하고 있는 프란시스 드 타데우 FC 메스 유소년팀 책임자(44·사진)는 “이제 한달남짓 밖에 안된 상태에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국선수들은 유망한 선수가 될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드 타데우씨는 22세 때 불의의 부상을 당해 선수 생활을 그만둔 뒤 20여년간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는데 몸바쳐 왔다. 그는 FC 메스 유소년팀에서만 16년 몸담으면서 이 팀을 프랑스 최고의 유소년팀으로 만든 주인공이다. FC 메스 유소년팀은 지난해 12세부 프랑스 챔피언, 2000년에는 17세부 챔피언에 올랐다.

드 타데우씨는 “한국 선수들은 체력과 스피드가 좋다. 몸싸움이 약하고 전술 소화능력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어느 선수든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프랑스 대표선수인 피레스도 처음 우리 팀에 왔을 때는 신통찮았지만 이젠 월드스타가 됐다. 한국선수들은 기본기와 기술이 좋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지도받으면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스(프랑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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