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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14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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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열리고 있는 한 주식 거래는 있고 브로커는 수입을 얻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손해를 보고 팔 때도 수수료를 내야 하니 얄밉기도 하겠지만, 브로커가 없으면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 브로커는 때때로 없던 시장도 만들어 낸다. 단순히 수수료만 받는 것이 아니라 가치 중개자로서 시장을 창출하는 브로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써니 윤(한국명 윤일진·40) 뉴욕법인 사장. 그는 한국 증권사가 외국인 투자를 중개하는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굿모닝신한 뉴욕법인이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주식 매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선. 2년 전 한국 증권사 전체 비중이 5%였던 것에 비해 뚜렷이 높아졌다. 현재 한국 증권사의 전체 비중은 25% 수준. 작년까지 한국 증시에 투자하지 않았던 뱅크원자산운용이 2억달러가량을 투자하도록 이끈 덕이었다.
2세 때 아버지를 따라 네덜란드로 간 뒤 지금까지 해외에서 살아 한국말을 거의 못하는 그는 그동안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의 주식 중개업무를 해왔다. 한국 증권사로 옮긴 것은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통해 전과 다르게 거듭 태어나 새로운 시장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
윤 사장은 “세계 경제의 침체 속에서 아시아, 특히 한국은 안전지대가 될 것”이라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은 중국의 혜택을 제일 많이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하면 한국 주식이 제 가치보다 낮게 거래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해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3년 안에 한국 증권사가 국제영업에서 UBS워버그나 메릴린치 등 세계적 증권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LG증권 뉴욕법인의 강헌구 이사(43)는 최근 6개월 동안 ‘파는 시장’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였다. “경제여건이나 기업 수익전망 등을 볼 때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며 팔라고 권유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투자자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고언(苦言)해 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바람직하기 때문”이었다. “투자자들이 바닥에 대한 확신이 없어 초기 주가상승을 놓치더라도 오름세를 확인하고 투자하겠다는 보수적 심리가 확산되고 있어 당분간 주가반등은 어렵다”는 것.
그는 ING베어링스(뉴욕)에서 2년 근무하다 작년말 LG로 옮겨 월가에서는 아직 ‘새내기’다. 하지만 슈뢰더와 ING베어링스의 서울지점에서 외국인 상대로 16년째 주식영업을 하고 있는 베테랑 브로커로서의 경험이 돋보인다.
삼성증권 뉴욕법인의 크리스 김(한국명 김완철·38) 사장은 7월 전격적으로 법인장이 됐다. 굿모닝신한증권이 윤 사장을 법인장으로 스카우트해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것에 자극받아 이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 이민 2세인 그를 발탁했다.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딴 뒤 코카콜라와 페너컴(헤지펀드), 현대·삼성증권 뉴욕법인 등에서 14년째 활동한 그의 풍부한 경험을 높이 산 것이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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