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취약점 공략 이렇게…가벼운 운동 긴장해소

  • 입력 2002년 10월 9일 18시 00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9일 서울 풍문여고 3학년 수험생들이 2학기 수시모집 원서를 작성하고 있다. - 변영욱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9일 서울 풍문여고 3학년 수험생들이 2학기 수시모집 원서를 작성하고 있다. - 변영욱기자
《대학입시 전형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대입에서 여전히 중요한 전형요소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이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능시험이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모든 과목을 한꺼번에 총 정리하겠다고 조급한 마음을 가지면 이제까지 쌓아 온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수험생들은 그동안 응시했던 모의 수능시험의 영역별 성적을 하나의 표로 만들어 기록해 보면 어느 영역이 강하고, 어느 영역이 취약한 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점수대별로 공략영역을 정하라〓 입시기관인 중앙학원 분석에 따르면 2002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상위권 인문계 학생들은 수리영역에서 점수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연계 상위권 수험생들은 언어 영역의 점수차가 가장 컸다.

인문계에서 수능 총점이 350점인 학생과 370점인 학생의 수능 평균 점수차는 언어 6점, 수리 7점, 사회탐구 3점, 과학탐구 2점, 외국어 2점이었다.

같은 점수대의 자연계 학생들은 언어 7점, 수리 5점, 사회탐구 2점, 과학탐구 4점, 외국어 2점의 점수차가 났다. 따라서 350점대의 학생이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동안 언어와 수리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

320점과 340점의 수험생들을 비교해 보면 인문계는 언어 4점, 수리 7점, 사회탐구 3점, 과학탐구 2점, 외국어 4점이 벌어졌다. 자연계는 언어 5점, 수리 6점, 사회탐구 2점, 과학탐구 3점, 외국어 4점으로 수리의 점수차가 가장 컸다.

그러나 250점과 270점대의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언어와 수리보다는 외국어의 점수차가 더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점수차는 인문계의 경우 언어 5점, 수리 4점, 사회탐구 3점, 과학탐구 2점, 외국어 6점이었고 자연계는 언어 5점, 수리 5점, 사회탐구 1점, 과학탐구 3점, 외국어 6점이었다.

▽지망대의 반영영역에 집중하라〓 200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는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62개 대학이 수능 총점이 아닌 영역별 성적을 활용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지난해에는 48개 대학이 영역별 성적을 반영했다.

예를 들어 고려대 인문계는 언어 수리 사회탐구 외국어 등 4개 영역의 성적을 반영하고 중앙대 자연계는 수리 과학탐구 외국어 등 3개 영역 성적만을 반영한다. 이런 대학의 합격 여부는 총점 성적보다는 해당 대학과 모집단위에서 요구하는 영역별 성적에 의해 결정된다.

지난해 수능에서 똑같이 370점을 받은 두 수험생의 영역별 성적을 비교해 보자.

A학생은 언어 102점, 수리 77점, 사회탐구 42점, 과학탐구 69점, 외국어 80점을 받았다. B학생은 언어 112점, 수리 72점, 사회탐구 43점, 과학탐구 65점, 외국어 78점이었다.

그러나 이 두 학생이 수리와 과학탐구, 외국어 등 3개 영역만 반영하는 대학의 모집단위에 지원할 경우 총점은 같지만 A수험생이 11점이나 유리하다.

▽점수대별 학습전략〓 상위권 학생은 자신이 공부해오던 대로 계속하면 된다. 너무 어려운 문제를 중심으로 공부하거나 수학 문제를 눈으로만 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오답노트와 함께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좋다. 특정 과목에 얽매이거나 특정 과목에 지나친 자신감을 갖고 공부를 소홀히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중위권 학생들의 특징은 영역별 점수의 편차가 크다는 점. 이런 학생들은 영역별 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시모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이 모두 같은 모집군에 속해 있을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 없는 영역이라도 최대 점수 목표를 설정하고 공부 시간을 적절히 안배할 필요가 있다.

하위권 학생은 남은 시간동안 가장 점수를 많이 올릴 수 있는 과목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특히 수학에서 자신 있는 단원과 해 볼만한 단원을 엄선해서 대비한다면 10점 정도는 올릴 수 있으므로 포기하지 않는 것이 좋다.

김영일(金泳I) 중앙학원 원장은 “무작정 공부를 하기보다는 자신의 성적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영역을 선택해 집중하는 마무리 학습법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수능 점수대별, 영역별 평균 성적 비교표 (※2002학년도 수능 기준)

계열

인 문

자 연

수능총점

(400)

언어

(120)

수리

(80)

사탐

(72)

과탐

(48)

외국어

(80)

언어

(120)

수리

(80)

사탐

(48)

과탐

(72)

외국어

(80)

370

107

74

67

44

78

106

75

44

68

77

350

101

67

64

42

76

99

70

42

64

75

점수차

6

7

3

2

2

7

5

2

4

2

320

94

56

60

39

71

91

60

40

60

69

300

90

49

57

37

67

86

54

38

57

65

점수차

4

7

3

2

4

5

6

2

3

4

270

84

40

53

34

60

81

45

35

52

57

250

79

35

50

32

54

76

40

34

49

51

점수차

5

4

3

2

6

5

5

1

3

6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불안한 마음 다스리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험생들은 마음이 조급해지고 공부를 잘 하는 친구와 비교해 자신이 너무 뒤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시험을 앞두고 심리적인 변화가 있게 마련이지만 너무 신경을 쓰다 보면 오히려 제 실력을 발휘하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의 여유를 갖고 남은 기간 동안 수능 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마음 다스리기’가 입시 준비에서 중요하다.

▽실패를 가정하지 말라〓타인의 평가에 민감해 하거나 시험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단하면 자신에게 손해다. 시험치는 습관 등 자신의 스타일을 바꿔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시간 배분이나 문제풀이 순서 등 구체적인 시험 전략을 생각해 두면 시험에 대한 불안을 줄일 수 있다.

▽긴장하지 말라〓불안은 그 원인이나 실체를 모를 때 더 심해진다. ‘큰 시험을 앞두고 있으니 당연히 불안한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심리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목표를 너무 높게 잡지 말고 ‘내가 가진 실력만 100% 발휘하면 된다’라는 마음 가짐을 가져보자. 자신의 실력이나 학습량에 비해 무리한 목표를 세웠을 때처럼 불안할 때가 없다.

▽가벼운 운동을 하라〓시험시간만 되면 가슴이 심하게 뛰고 숨이 가빠지며 손에 땀이 난다. 시험이 끝나면 이런 증상이 없어진다. 이런 현상은 사람이 긴장할 때 나타나는 방어본능으로 자기 암시를 통해 자율신경계통을 천천히 조절하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 공부 중간에 심호흡과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긴장을 풀어보자.

▽징크스를 잊어라〓위축된 수험생일수록 각종 징크스를 떠올리며 온갖 걱정을 한다. 주변에서 징크스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자신감을 갖도록 조언을 자주 해줄 필요가 있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유병화(劉炳華) 평가실장은 “부모와 친척들이 너무 많은 관심을 표시하는 것이 수험생에게는 오히려 부담을 줄 수 있다”며 “평상시와 같은 태도로 수험생을 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출제위원 10일 합숙 돌입▼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회가 10일부터 합숙에 들어가는 등 본격 작업에 돌입했다.

평가원은 전체 출제위원 157명 가운데 32명을 현장 교육경험이 풍부한 현장 고교 교사로 위촉하는 등 최근 몇 년째 계속된 수능 난이도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현직 교사 74명을 검토위원으로 참여시키는 등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교사 10명을 출제위원으로 위촉해 사회탐구, 과학탐구, 제2외국어 등 일부 영역 출제에 참여했다. 올해는 교사 규모도 늘어났고 출제 참여도 전 영역으로 확대됐다.

또 시도간 연합 학력평가 결과와 9월3일 실시한 수능 모의평가 결과를 출제위원에게 제공하면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웬만큼 파악할 수 있어 신뢰성 있는 문항이 출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가원은 올해 처음으로 수능시험 당일 서울지역의 수험생 3, 4만명의 답안지를 신속히 가채점해 다음날 시험의 경향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발표할 계획이다.

평가원은 9월3일 수능 모의평가 때 가채점 연습을 해본 결과 실제로 전체 응시자의 실제 성적을 분석한 내용과 비슷하게 나와 가채점이 신뢰도는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해마다 시험이 끝난 뒤 사설 입시기관들이 각 학교의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기억에 의존한 가채점 결과를 발표해 수험생들이 불안해 하고 사교육이 공교육을 재단하는 듯한 인상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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