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석수 서리도 제대로 검증하라

  • 입력 2002년 9월 29일 18시 15분


내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김석수 총리서리에 대한 국회 청문회가 부실로 치러질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국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고 4억달러 비밀지원설 등 정치적 쟁점으로 인해 청문회 자체가 여야의 관심권 밖에 밀려나 있는 상황이다. 어차피 임기가 얼마 안 되는 총리인데다가, 앞서 두 번의 총리 인준 부결에 이은 세번째 청문회라는 점도 통과의례식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부풀리고 있다.

여야는 장상, 장대환 두 총리서리의 인준을 잇따라 부결시키긴 했지만 이들에 대한 청문회 내용 만을 놓고 볼 때 과연 검증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총리 청문회는 나라를 이끌 지도자의 도덕성과 자질을 따져보는 의미있는 민주정치의 장(場)이다. 지난 청문회의 부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여야는 이번에야말로 내실있는 청문회를 보여줄 책임이 있다.

김 총리서리 역시 도덕성 면에서 일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실권주 문제, 재산 편법 증여 등 지금까지 드러난 쟁점을 포함해 총리서리의 ‘지나온 길’ 전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김 총리서리도 국민 앞에 모든 진실을 밝힌다는 자세로 청문회에 임해야 할 것이다.

김 총리서리가 연말 대통령선거 등 과도기의 정부를 공정하고 치밀하게 관리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청문회가 확실히 따져 보아야 한다. 정부 내에는 권력누수에 따른 기강해이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무엇보다 김 총리서리에게 이같은 난제를 돌파할 정치력과 행정력이 있는지 국민은 궁금해하고 있다.

총리 청문회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오로지 청문 대상자의 자질을 국민 앞에 낱낱이 살피는 목적과 기능에만 충실해야 한다. 총리 임기가 얼마 남았으며 정파 간의 이해관계가 어떻고가 고려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청문회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국민은 이번 청문회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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