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김광일/중국호텔에 태극기가 없어요

  • 입력 2002년 9월 25일 18시 44분


지난 추석연휴 때 중국 베이징을 다녀왔다. 내가 묵은 4성급 호텔에는 투숙객의 3분의 2가 한국 관광객들이었다. 그런데 호텔 정면 국기 게양대에 다른 나라 국기들은 게양되어 있었지만 태극기는 없어 무척 불쾌했다. 호텔 지배인에게 항의했더니 “상부에 당신의 항의를 보고하고 허락이 떨어지면 게양하겠다”고 했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호텔의 국기 게양까지 당에서 관장하는 모양이었다. 국제적 호텔은 몇 사람이 투숙해도 그 나라의 국기를 걸어주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요, 상식임을 그들이 모를 리가 없는데 태극기를 내걸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국과 국교도 있고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중국에서 돈을 뿌리고 있는데도 제 대접을 받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다. 내가 다녀본 중국의 다른 지방 호텔들도 사정은 이와 마찬가지였다. 북한에 대한 눈치 때문인지, 중국의 오만불손 때문인지는 몰라도, 호텔에 태극기가 걸려 있지 않은 데 대해 우리 관광업계와 외교당국이 아무 말도 못한다면 더욱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김광일 신경정신과 전문의·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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